오커스, 군사기술 파트너로 한국 등 고려
정부, "오커스 협력에 열린 입장" 환영
한미동맹 강화 등 안보 분야에 긍정 효과
중국 문제 등 "리스크가 더 크다"는 지적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가 한국 등을 첨단 군사역량 공동개발 분야 협력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10일 "오커스 측의 한국과 협의 개시 의향 표명을 환영한다"며 "정부는 첨단기술 등 여러 전략적 분야에서 오커스와 협력하는 데 열려 있는 입장이며 긴밀히 교감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부터)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오커스(AUKUS)'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오커스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들을 묶는 여러 개의 소다자 협력체 중 하나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한·미·일 협력체와 오커스, 쿼드(미·일·호주·인도 안보협의체)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해 촘촘히 묶은 '격자형(lattice-like)' 구조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특히 오커스는 가장 뚜렷한 색채를 가진 군사협력체로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기 위한 '필러(Pillar) 1'과 인공지능·양자컴퓨팅·사이버 안보·해저기술·극초음속 미사일 등 8개 분야 첨단 군사역량을 공동 개발한다는 '필러 2' 등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필러 1은 미국·영국·호주 간 협력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필러 2는 더 많은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위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즉, 모든 파트너 국가들과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공유하지는 않지만 다른 군사적 기술 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영국·호주 국방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필러 2 협력국 확대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고 일본을 첫 잠재적 파트너로 거론했다. 이어 미 NSC 관계자는 일본 외에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추가 파트너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오커스 측이 협력국 확대를 발표하기 전부터 한국과 이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같은 오커스 협력국 확대에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힘에 따라 그동안 물 밑에서 진행돼 오던 한국과 오커스 간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국이 오커스 참여가 미국과의 동맹 강화 등 안보상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소다자 안보협의체에 중복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아시아 테평양 지역 안보 문제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외에 다른 나라들과 안보, 방산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견제의 최전선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은 중국과 교역 규모가 매우 크고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협력국들과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비록 필러 2에 한정된 것이지만 오커스에 참여하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보 전문가는 "오커스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군사동맹인데다 필러 1, 2로 나뉘어진 차별적 협의체"라면서 "한국이 대(對)중국 군사협력체의 '마이너리그'에 해당하는 필러 2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기회 비용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