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기고] 문명과 '말·먹거리·종교'

기사입력 : 2024년04월05일 16:32

최종수정 : 2024년04월05일 16:32

미국 미드웨스트대학원 오세열 교수

'로마제국 쇠망사'를 지은 18세기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은 모든 역사적 과정이 파괴와 변형과 재건을 의미하며 모든 쇠퇴속에 진보의 기회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헌팅턴은 그의 저서 '문명의 충돌'(1996)에서 세계 주요 문명을 8개로 구분하고, 냉전 종식 이후 상이한 문명에 속한 국가와 집단 사이의 갈등은 결국 전쟁과 파괴를 수반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드러진 대립은 서구문명과 비서구문명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며 그 충돌 원인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편협함, 그리고 중국의 자존심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미드웨스트대학원 오세열 교수

하버드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2017)에서 역사적으로 선두국가가 부상하면 그를 추격하는 경쟁국가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며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부른다.

앨리슨은 지난 500년 세계역사에서 신흥국가의 부상이 기존 패권 국가와 강하게 충돌한 사례 16개를 선정해 이를 증명했다.

그중 가장 악명 높은 사례로, 20세기초 공업국으로 급성장한 독일이 맨 꼭대기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차지하고 있던 영국의 입지를 뒤흔들기 위해 벌였던 1차세계대전을 비롯해 연이은 2차세계대전, 중·일 전쟁을 포함해 12번 사례가 모두 전쟁으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리는 인간의 일상 삶과 동물세계에서도 적용된다. 인류역사에서 최초의 살인사건으로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사건과 형 에서와 동생 야곱의 갈등 등도 이에 해당된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사자집단의 수컷우두머리와 도전자간의 혈투, 비즈니스에서 기존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이에 도전하는 애플의 관계 등에서도 이러한 논리는 적나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현재 급부상한 신흥 강대국 중국이 기존세력 판도를 쥐고 있는 미국을 흔들면 양측의 무력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은 패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총(guns)·균(germs)·쇠(steel)'(1997)는 UCLA 지리학과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술로 인류문명사에서 나라사이의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속도 차이는 전쟁무기인 총(guns)과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대표되는 균(germs), 그리고 갑옷과 군함, 탱크 등 전쟁병기를 경쟁적으로 만드는 강력한 쇠(steel)에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헌팅턴, 앨리슨,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인류문명의 파괴, 충돌, 그리고 전쟁 등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문명의 파괴와 쇠퇴가운데도 끊임없이 재건과 진보의 기회는 있어왔다. 한국의 성신여대 지리학과 권용우 명예교수는 최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말(language)·먹거리(industry)·종교(religion)'(2024)라는 저서에서 나라와 도시를 중심으로 언어와 먹거리산업, 그리고 종교에 의해서 인류는 다양하게 발전해 온점을 강조하고 있다. 헌팅턴, 앨리슨, 다이아몬드가 인류문명 발전사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지적한 반면 권용우 교수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측면을 적시하고 있다.

영어는 세계 137개국이 제1언어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세기 동안 세계를 석권하는 언어로 자리잡아왔으며, 그에 따라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세계문명의 발전을 이끌어오고 있다. 언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중국 한자는 갑골문자에서 발전해 왔고, 영어 알파벳은 고대 페니키아문자로부터 따온 것이다.

전 세계 7천여 개 언어 가운데 저자 한 사람에 의해 문자가 발명되어 온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한글은 세종대왕이라는 한 저자가 발명한 세계 언어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위대한 문자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한글의 우수성과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먹거리 산업이 어떻게 국가발전과 연결되는가. 스위스의 예를 들어보면 자명하다. 스위스는 지리적으로 사면이 육지로 둘러 쌓여 바다를 통한 무역 기회가 차단되어 있는 나라다. 또한 천연자원이 전혀 없어 농업과 목축업외는 나라경제를 발전시킬 모티브가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이러한 근본적인 약점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고안한 것이 시계산업이다. 스위스 롤렉스시계를 비롯한 기계식 아나로그 시계가 한동안 세계시계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1969년 일본 세이코가 정확함에서 기계식을 압도하는 쿼츠(quartz) 시계를 개발하자 스위스 시계 산업은 곧 쇠퇴하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다시 천혜의 자연경관을 내세워 관광산업을 살리고, 여러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켜 지금까지 세계 일등국가의 자리를 굳히고있다. 이와 같이 도시는 먹거리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종교는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각 국가와 도시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아왔다.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주요 종교가 발흥해 오다가 오늘날 기독교가 세계인구의 31.2%를 차지하면서 최대 종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성신여대 지리학과 권용우 명예교수는 30여년간 세계 60개국 주요도시를 발로 뛰어 얻은 증거를 분석한 결과 독자적인 언어를 가지고 고유의 산업을 일으키며, 기독교 신앙 등 종교적 신념으로 뭉쳐있는 나라는 부흥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이아몬드교수가 문명과 도시의 흥망성쇠(興亡盛衰: rise and fall) 원칙 중 망과 쇠의 요인으로 총·균·쇠를 파악한 반면 권용우 교수는 각 도시와 국가의 지리, 역사, 문화는 말(Language)로, 경제는 먹거리산업(Industry)으로, 문화는 종교(Religion)로 인간의 총체적 생활상을 가늠할 수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오세열 교수는=미국 미드웨스트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30여년간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다. 미국 미드웨스트 대학에서 목회학 박사를 취득해 활동하고 있는 현직 목사이며 교수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