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표면에 산딸기맛 키위..."덜 익어도 사과맛"
꽃망울부터 관리...뉴질랜드 농가선 품질관리 만전
한국은 세계 4위 키위 소비국..."최상품은 한국으로"
[타우랑가(뉴질랜드)=뉴스핌] 전미옥 기자 ="루비레드는 매끈한 표면에 산딸기 맛이 나는 키위입니다. 올해 3월은 예년대비 온도가 높아서 과실 크기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타우랑가에 위치한 제스프리 키위 농장을 찾았다. 43년 경력의 농장주인 제프 로데릭(Jeff Roderick)은 "루비레드 품종 자체가 썬골드(골드키위) 대비 작기 때문에 수확철이 가까워져 사이즈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타우랑가(뉴질랜드)=뉴스핌] 전미옥 기자 = 43년 경력의 키위 농장주 제프 로데릭이 신품종 루비레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romeok@newspim.com |
루비레드는 키위브랜드 제스프리가 썬골드(골드키위)에 이어 직접 개발한 두 번째 신품종 키위다. 겉만 봐서는 표면이 매끈해 썬골드와 구별이 쉽지 않지만 잘라보면 빨간 속살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루비레드는 일반 그린키위와 썬골드와 다른 베리류의 맛과 풍미를 가지고 있다. 덜 익은 상태에서도 차이가 났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루비레드는 사과의 신맛과 비슷한 맛을 냈다. 덜 익은 그린키위에서 떫은 맛이 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확과 후숙을 거치면 단맛이 훨씬 극대화된다. 수확 시점에서 루비레드키위의 당도는 9브릭스(Brix) 수준이며 판매 시점에는 17~18브릭스로 당도가 올라온다.
이 농장은 루비레드 올해로 3년째 루비레드를 재배하고 있다. 농장에서는 약 열흘 뒤에 시작되는 루비레드키위의 수확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키위 크기를 키우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 못난이 과일을 솎아내는 적과(落果) 작업이 대표적이다.
[타우랑가(뉴질랜드)=뉴스핌] 전미옥 기자 = 루비레드 키위를 반으로 자른 것. 아직 익지 않은 키위라 핑크 빛이 비치는 붉은 색이다. romeok@newspim.com |
뉴질랜드 키위농장에서는 상품가치 높은 키위를 얻기 위해 부실한 꽃망울을 없애는 적화(落果)와 적과(落果) 작업을 거친다. 통상 뉴질랜드 키위 농가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키위의 절반가량을 적화와 적과 작업을 통해 솎아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루비레드의 경우 그린키위와 썬골드 대비 더욱 빈번하게 적화·적과 작업을 시행하는 편이다.
키위 농가에서 품질 관리에 각별하게 신경 쓰는 이유는 품질 프리미엄(인센티브)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키위협동조합으로 출발한 제스프리는 '제스프리' 상표가 붙는 키위에 대해 빠른 수확시점, 저장성, 맛 등 3가지 요소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대개 가장 우수한 품질의 키위가 한국 등 수출용으로, 저품질 키위는 뉴질랜드 내수용으로 판매된다.
제프는 "루비레드 수확 첫해와 두 번째 해까지도 과실 크기가 작은 편이었지만 올해는 적화, 적과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올렸고 일조량도 충분하다"며 "우리 농장에서 가장 최상품의 키위가 한국과 일본 등으로 수출된다"이라고 설명했다.
제스프리가 2016년 개발한 루비레드는 지난 2022년 뉴질랜드 현지에서 상업화를 시작했다. 한국에는 이달 중순 첫 선을 보인다. 특히 한국은 제스프리의 '효자국가' 중 하나다. 2022년 기준 한국 시장의 제스프리 매출규모는 전년 대비 20% 성장한 2200억원이다. 이는 중국, 일본, 스페인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신품종 루비레드 키위가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제스프리가 선보였던 썬골드키위(골드키위)의 경우 달콤한 맛이 입소문을 끌면서 기존 그린키위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제스프리 관계자는 "뉴질랜드 등 서구권에서 그린키위가 주력상품이라면 아시아 시장에서는 달콤한 맛의 썬골드의 인기가 높다"며 "루비레드도 당도가 높아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타우랑가(뉴질랜드)=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제스프리 팩하우스 직원들이 수출 키위 포장에 열중하고 있다. 빨간 상자에 든 것이 루비레드 키위다. romeok@newspim.com |
제스프리는 루비레드 키위의 생산물량을 계속해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한국보다 먼저 루비레드 키위를 출시한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의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제스프리 키위의 현지 포장공장인 팩하우스의 크리크아쿠하타 데이터 매니저는 "2022년 25만 트레이(1트레이 당 약 3.5kg) 수준이었던 루비레드 키위 생산 물량은 올해 100만 트레이 이상으로 늘었다"며 "품질도 출시 첫해 대비 매우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