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사실 대체로 인정"…뺑소니 혐의는 부인
검찰 "피고인, 이미 차량 제어 잘 못하는 상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DJ 예송(24·본명 안예송) 측이 첫 재판에서 "피해자가 도로교통법을 지켰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부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태도를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 DB] |
안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1차 뺑소니 사고와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1차 사고는 피고인이 사고 직후 현장에서 피해자와 6~7분 정도 대화를 했고 피해자가 차량 번호까지 메모했다"며 "술에 취해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던 것이지 고의적인 도주 의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들이받은 2차 사고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과 합의를 진행하고 싶다며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증거조사 절차에서 안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에 따르면 안씨가 운전한 차량은 서을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전방 신호를 무시하고 시속 110km로 과속을 하다 앞서가던 피해자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은 잘못이나 사고 장소인 편도 2차선에서 오토바이는 도로교통법상 1차선으로 다니지 못하게 돼 있다"며 "피해자 오토바이는 1차선으로 달리고 있었고 만약 피해자가 법을 준수해서 2차선으로 갔더라면 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영상에서 피고인은 이미 차량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차선을 따라 제대로 운행하는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판사는 내달 10일 다음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안씨는 지난 2월 3일 새벽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다가 재차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