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힙합은 젊은 세대가 하는 음악이라는 선입견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일단 마음 가는대로 만들어야죠. 무작정 시작해 보는 거 중요한 것 같아요."
1세대 힙합의 전설로 불리는 힙합듀오인 다이나믹 듀오가 데뷔 20주년에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록(2 Kids On The Block)'을 선보인다. 이는 무려 4년 4개월 만의 신보로, 두 명의 10대 소년들이 이름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이 된 '다이나믹 듀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순서를 곡으로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이나믹 듀오 [사진=아메바컬쳐] 2024.03.22 alice09@newspim.com |
"앞서 '투 키즈 온 더 블록'의 파트 1, 2를 싱글로 발매하면서 정규로 완성하기까지 총 3개의 파트로 나눴어요. 원래 작년에 발매를 하려고 했는데, 앨범 제작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에아오(AEAO)'와 '스모크(Smoke)'가 관심을 얻어서 이 두 곡으로 활동을 하며 연말을 마무리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었거든요. 연말까지 활동하고 한 숨 돌리고, 올해 초부터 벌려놨던 곡을 마무리하고 완성하게 됐어요. 그게 이번 정규 10집이죠."(개코)
"원래 계획이 작년이었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작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여유가 생기니까 작업도 완성도 있게 나왔고, 곡도 추가가 됐어요(웃음). 한 앨범에 여러 곡을 담아서 발매하기 힘든 트렌드가 됐는데 그래도 제대로 된 앨범으로 나올 수 있게 돼서 저희한테는 감회가 새로워요."(최자)
이번 앨범은 힙합을 사랑하는 10대 소년 김윤성(개코), 최재호(최자)로 시작돼 다이나믹 듀오로 살아가는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힙합신의 1세대 전설이 되기까지 최고점을 찍었던 전성기부터 이후 힘들었던 시기의 그들의 모습을 곡으로 모두 녹여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이나믹 듀오 [사진=아메바컬쳐] 2024.03.22 alice09@newspim.com |
"저희가 이번 앨범 콘셉트를 잡으려고 고민하던 와중에 드라마 제작사 PD 동생이 저희가 음악 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드라마로 저희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음악 했던 당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결국 드라마 제작은 무산이 됐지만(웃음) 이 콘셉트로 앨범을 만들어도 재미있겠다 싶더라고요. 1998년도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곡으로 만들어서 담았는데 어렸을 때 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럭'이 인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랑 최자는 '투 키즈 온 더 블록'으로 지으면 어떨까 싶어서 지어봤죠."(개코)
"이 앨범은 두 동네 친구의 성장기인 느낌이에요. 드라마는 대본 작업까지 갔는데 접어 둔 프로젝트가 됐지만,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하하. 저희끼리 대화했으면 어려웠을 텐데, PD 동생이랑 이야기 하다 보니까 그때 감정을 다시 회상하고 기억하는데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앨범 제작에 그 당시 대화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최자)
정규 10집은 앨범을 여는 '인트로(Intro)'의 스크립트와 내레이션에 참여한 배우 이병헌, 그리고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과 뜨거운 청춘을 보내온 이들의 상징 피식대학 등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앨범에는 음악을 시작했던 순간부터 전성기, 그리고 힘든 시기를 거쳐 지금에 오기까지 그들이 느낀 감정이 12트랙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이나믹 듀오 [사진=아메바컬쳐] 2024.03.22 alice09@newspim.com |
"저희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빛을 받았는데 동시에 그림자도 같이 커지는 걸 느끼면서 구설수도 겪게 되더라고요. 감정적으로 슬럼프도 오고, 침체됐던 시기가 큰 빛을 봤던 이후에 바로 왔어요. 그때 이후에 느꼈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다 보니까 곡이 냉소적이고 차갑다가도, 이겨내는 감정까지 왔죠. 결국은 타이틀곡 '피타파'로 현재의 모습을 보여드린 거예요. 타이틀곡이 무대에서 신나게 놀 수 있고 긍정적인 느낌이 큰데 그게 저희 이미지와 맞는 곡일 것 같아서 마무리는 신나는 곡으로 했죠."(개코)
"그때마다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상처를 받았으면 상처에 대한 감정 표현을 하려고 했고요.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이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공감을 할 것 같더라고요. 곡마다 독립성은 있지만 배치를 놓고 보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나와 있어요. 앨범을 만들면서 예전과 지금을 놓고 보면 정말 희로애락이 있었다고 느껴져요. 한 사람 인생에서 다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이 있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인생 3회차 희로애락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하하."(최자)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이나믹 듀오 [사진=아메바컬쳐] 2024.03.22 alice09@newspim.com |
'죽일 놈(Guilty)', '고백(GO BACK)', '뱀(BAAM)' 등을 셀 수도 없는 히트곡을 발매하며 정점을 찍었던 이들은 데뷔 20년차에 '에아오'의 역주행, 그리고 '스모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루에 수십, 수백 곡이 나오고 있고 아티스트는 넘쳐나고 있는데 이런 시장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선보여서 기존의 이미지를 깨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우리에게 자연스럽고, 다이나믹 듀오스러운 음악을 선보이려고 해요. 저희가 새롭게 바뀌려고 해도 사람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더라고요. 결국엔 저희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쓰자 싶어요. 그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요?"(최자)
"이제 정규 10집을 냈지만, 만약 다음 앨범을 생각해본다면 일단 마음 가는대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무작정 시작해볼까 싶어요. 저희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힙합은 젊은 사람이 하는 음악이라는 선입견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닌데 말이죠. 대중의 선택은 어쩔 수 없지만 저희가 힙합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개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