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제트 지분 매각으로 자금 확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인기에 힘입어 일본 시장 공략 가속화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일본 시장 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네이버제트 주식을 매각했다. 매각 대상은 라인플러스와 Z중간글로벌주식회사(Z Intermediate Global Corporation)이며, 총 매각 금액은 928억 원에 이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노우는 지난 4일 이사회를 통해 네이버제트 발행 보통주식 3만 559주(약 928억 원)를 계열사인 라인플러스 및 Z중간글로벌주식회사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재무 구조 개선 및 유관 사업 영위 회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목적으로 하며, 스노우는 이날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라인플러스와 Z중간글로벌주식회사는 이번 계약으로 20% 이상의 네이버제트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제트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추가한 2D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아바타. [사진=네이버제트] |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는 올해도 장기적인 성장과 비용 효율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및 확장현실(XR)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지속하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효율화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네이버제트 주식 매각에 대해 설명했다.
2016년 설립된 스노우는 카메라 기반 증강현실(AR) 플랫폼 '스노우(SNOW)'와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주력 서비스로 운영 중이다. 설립 첫 해인 2016년 약 159억 원의 적자를 낸 후 지난 2022년까지 7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 2020년 약 1076억 원까지 늘어난 이후 감소세를 기록 중이나 지난해에도 흑자 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우는 올해 사업 전략으로 일본 시장에서의 파트너 확대와 사업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스노우 내부에서는 네이버제트 주식 처분을 통한 실적 개선과 일본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자료=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 |
실제로 제페토 서비스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제페토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글로벌 평균 매출의 1.5배 이상을 기록, 특히 제페토 캐릭터 꾸미기 횟수를 비롯해 유료 아이템 구매 수, 팔로우 수, 선물 전송 횟수, 메시지 수 등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일본 시장은 한국 다음으로 스노우 앱 매출이 높은 지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스노우 앱 누적 매출은 약 322만 달러(약 42억 원)로, 일본 내 사진 및 동영상 앱 매출 성장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선행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이어가고 있기에 단기간에 재무적 성과를 이뤄내기엔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기회가 열리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대표적 예가 지난해 말 스노우의 에픽(EPIK) 앱 글로벌 서비스의 성공사례인데, 해당 기술에 대해 스노우는 이미 2년여 전부터 스터디를 진행한 바 있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