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진료 대폭 축소한 대학병원
인근 약국, 매출 10~30% 감소
2020년 의료파업보다 더 열악
병원 내 입점한 식당도 피해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서울아산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의료 파업으로 영향이 있냐'는 질문을 듣자 격앙됐다. A씨는 "지난주부터 손님이 확연히 줄어 현재는 처방 건수가 30% 급감했다"며 "특히 신규 고객이 거의 오지 않아 평소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전공의 집단사직 3주째 대학병원뿐 아니라 약국과 병원 내 식당 등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만 1만1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이탈했고 대학병원에서는 외래 진료를 대폭 축소했다. 그 여파로 대학병원 인근에서 환자를 받는 약국 손님도 줄었다.
매출이 줄어든 약국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인근 약국에서 근무하는 B씨는 "일반의약품을 팔 수도 없어 손해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학병원 근처의 약국은 동네 약국과 달리 중증 환자를 주요 손님으로 받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서울 시내 한 약국의 모습. 2022.04.06 hwang@newspim.com |
약국가에서는 현재 상황을 2020년 의료파업 당시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조건 때문에 갈등이 빠르게 봉합돼 지금처럼 장기화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당시에는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중요 과에는 최소한의 인력을 남겼다.
코로나 시기에는 지금보다 비대면 진료가 활발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약사 B씨는 "당시에는 처방이 팩스로도 되고, 택배로라도 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매출이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정부는 초진 환자까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대학병원 인근 약사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약사 C씨 역시 "2020년 의료 파업 때보다 매출이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매출이 5~6% 가량 빠졌던 데 비해 전공의 사직이 3주째인 지금은 10% 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C씨는 "실제로 병원에서 빠져나간 의사 수는 지금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다만 단골 손님이 대부분인 약국은 크게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에서도 기존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최대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어 현재까지는 문제를 겪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D씨는 "2주차에 손님이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가 현재는 거진 정상화됐다"며 "다만 장기화되면 환자도 그렇고 다소 불편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8일 서울대학교병원 식당가가 점심시간이 지나자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피해를 본 건 약국만이 아니다. 대학병원 내 입점한 식당들도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대학교병원은 식당가는 점심시간인 오후 12~1시에만 잠시 붐비는 모습을 보였고, 오후 1시 이후로는 손님이 빠르게 빠지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학교병원 식당 직원 D씨는 "평소같으면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손님이 들어차 있었을 것"이라며 "전공의 파업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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