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애플뮤직을 배포하기 위해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집행위는 4일(현지시간) 애플이 iOS 사용자들에게 애플뮤직보다 더 저렴한 음악 스트리밍 앱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음악 스트리밍 개발자들을 제약했다며 18억 유로(약 2조7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집행위에 따르면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앱 개발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의 서비스를 어떻게 구독할 수 있는지를 사용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제한했다.
이번 조치는 EU가 대형 기술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등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과징금 규모가 일부 반독점 전문 변호사들이 예측했던 것보다도 크다고 전했다.
EU는 지난 2019년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의 고소로 애플뮤직 관련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 후 애플이 앱 개발자에게 가한 제약으로 조사 범위를 좁혔다.
집행위는 애플이 약 10년간 지속한 이 같은 앱 개발자들이 애플뮤직 외에 다른 저렴한 음악 스트리밍 앱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알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많은 사용자가 더 높은 가격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해야 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애플뮤직.[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04 mj72284@newspim.com |
애플은 회사의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 없이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애플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자는 스웨덴 스톡홀롬에 본사를 둔 스포티파이"라며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앱이고 집행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스포티파이를 65회 이상 만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스포티파이는 유럽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5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경쟁사의 두 배가 넘는다"며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자 알려진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도운 서비스에 대해 애플에 아무런 비용을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EU는 디지털 시장법(DMA)을 통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 등 6곳을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선정했다. 게이트키퍼는 온라인 검색과 광고, 메시징, 커뮤니케이션 등 핵심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규모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장법은 기술기업들의 반경쟁 관행을 단속하고 일부 서비스를 경쟁자에게 개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애플의 주가는 뉴욕 증시 개장 직후인 미국 동부 시간 오전 9시 31분 전장보다 1.61% 내린 176.61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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