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본 정부가 물가 상승 추세에 따라 23년 만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 선언 검토에 착수했다고 교도 통신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노동조합 임금인상 투쟁이 봄철에 집중적으로 전개되는 '춘투'(春鬪)에서 높아진 물가에 걸맞은 임금 인상이 실현될지 여부와 물가 전망 등을 보고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는지 판단할 방침이다.
일본 도쿄 시민들이 지난달 22일 낮 도쿄 증권거래소 앞에 있는 닛케이225 평균주가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장중 닛케이지수는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종전 사상 최고치인 3만 8957엔(장중 기준)을 넘은 3만 9000엔대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관계 각료가 기자회견을 열어 디플레이션 탈출을 직접 표명하거나 경기 동향 견해를 정리한 월례경제보고에 명기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본 정부가 월례경제보고에서 "완만한 디플레이션에 있다"고 처음 인정한 것은 지난 2001년 3월이다.
지속적인 물가 하락에 따른 기업 수익 악화는 임금 인상 정체로 이어졌고 나아가 개인 소비가 부진해지는 등 지난 23년간 일본 경제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검토 소식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3월이나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해졌다.
지난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1% 상승, 1982년 이후 41년 만에 큰 폭으로 올랐고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표 증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최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디플레이션 탈출을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검토 소식에 블룸버그 통신은 "BOJ가 3월이나 4월에 금융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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