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과기부 차관급 전원 동시 교체
R&D 증액 방향성 내달 15일까지 제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혁신성 강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이미 쑥대밭이 됐지만 기대하는 바는 큽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인사를 두고 나온 연구현장의 목소리다.
윤석열 대통령실은 지난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 이창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장, 2차관에 강도현 과기부 정보통신정책실장, 3차관 역할을 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류광준 과기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을 각각 임명했다. 한꺼번에 차관급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세종=이경태 기자]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사진 가운데)을 비롯해 강도현 2차관(사진 왼쪽), 류광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사진 오른쪽)이 26일 오전께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을 방문해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4.02.26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들은 26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당장 관심은 R&D 예산 확보다. 과기부는 다음달 15일까지 R&D 투자 방향을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올해 R&D 예산 자체가 전년 대비 급감한 만큼 과학기술 연구 현장에서는 신임 차관의 역할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세수부족 상황 속에서 R&D 예산만을 증액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 전반을 맡는 이창윤 1차관은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그동안 정부와 연구 현장 간 소통이 부재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윤 차관은 "29년을 과기부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 이제 안면이 있거나 같이 일을 해본 경험들이 다 있다"며 "또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잘 전달이 될 수 있도록 진솔한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첫 행보로 전문 연구관리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을 방문해 선도적 R&D 예산 구조 조정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강도현 2차관의 역할도 기대를 받는다. 당장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할 뿐더러 제4이통사 등 통신시장의 변화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도현 차관은 "2명의 차관과 혁신본부장이 협력을 하는 가운데 대형 프로젝트도 만들고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분야, 과학기술 분야에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은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혁신이 결코 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혁신적인 디지털 경제를 만들어가는 게 제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류광준 혁신본부장은 "R&D 예산과 관련, 대통령께서도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분명하게 말했다"며 "다만 재정당국과의 협의 없이는 어렵기 때문에 상호 입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부 한 직원은 "일단 과기부 출신 정통 관료들이 1·2차관과 본부장에 한꺼번에 임명된 만큼 상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당장 차관라인별 보이지 않았던 칸막이부터 사라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 과학기술분야 원로는 "그동안 답답했던 과학기술 분야의 소통이 조금은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정통 관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하면서 위기를 헤쳐나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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