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M2증가율 역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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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바닥을 기는 중국의 협의통화(M1) 증가율은 수년째 정책당국에 긴급 구조요청 신호(SOS)를 보내고 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니 부양의 강도를 더 높여달라는 요청이다.
광의통화(M2) 증가율과 M1증가율 사이에 기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마이너스 괴리는 인민은행의 광범위하면서도 세심한 정책대응을 요한다. 이는 인민은행의 대응이 단발성 지급준비율 인하에 그쳐서는 안될 것임을, 나아가 재정정책 측면의 전방위 대응이 수반돼야 할 것임을 역설한다.
M1증가율과 M2증가율의 스프레드는 중국 주식시장 동향과도 밀접한 연동성을 보여온 만큼 증시 반등의 지속성을 자신하기 위해서는 해당 스프레드의 기조적 반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1. M1과 M2 증가율 역전 심화
아래 차트는 중국의 M1 증가율 추이를 보여준다. 2021년초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가라앉고 있다. 작년말(12월)에는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1.31%로 주저앉았다.
중국의 M1 증가율 추이(y/y %) [출처=인민은행] |
M2 증가율 역시 작년부터 둔화하고 있지만 그래도 10% 가까운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M1 증가율과 M2 증가율의 격차(스프레드)는 12월말 기준 마이너스 8.4%포인트로 벌어졌다. 팬데믹 쇼크가 대륙을 강타했던 2020년초 못지 않은 마이너스 괴리폭이다.
보통 인민은행이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완화 사이클에서 `M1증가율-M2증가율 스프레드`는 시차를 두고 반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2021년 이후의 완화 사이클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아래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와 함께 해당 스프레드가 반등했던 ①번 및 ②번 구간과 달리 최근의 ③번 구간(2021년 이후)에서는 인민은행의 완화조치에도 해당 스프레드가 계속 마이너스 영역에서 꺾여 내려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M1증가율-M2증가율 스프레드 추이, 인민은행의 지준율 조정 추이 [사진=macromicro] |
참고로 인민은행은 *협의통화(狭义货币), 즉 M1을 유통화폐(주화포함)와 비금융기업의 요구불예금을 합한 것으로 정의한다.
광의통화(广义货币)인 M2는 이러한 M1에 비금융기업의 정기예금과 가계 예금 그리고 기타 예금(비은행금융기관의 예금 및 신탁예금, 증권사 고객증거금, MMF 수신고 등)을 더한 것이다. 2023년말 기준 중국 M2에서 M1이 차지하는 비중은 23.1%다.
*다른 주요 선진국과 달리 중국의 경우 M1에 가계 및 기타부문의 요구불예금이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에서 이는 M2로 분류된다.
중국 광의통화의 구성 [출처=인민은행] |
2. 실물경제에서 시사점
위 정의와 분포에서 확인할 수 있듯 M1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기업의 요구불예금이다. 즉 정기예금 형태로 묶인 돈이 아니라 기업이 원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돈이다.
경제주체들의 자금거래는 거의 항상 은행결제망을 통하며, 돈은 누군가의 요구불계좌에서 다른 누군가의 요구불계좌로 옮겨다닌다. 기업의 매출 발생 과정에서도 소비자 혹은 거래처의 요구불계좌에서 자신의 요구불계좌로 돈이 이동한다. 장판 아래 현금을 축장하는 게 아니라면 지폐와 동전으로 이뤄진 현금거래 역시 결국에는 은행 계좌로 들어오게 된다.
기업이 투자를 집행하거나 지출할 때도 마찬가지다. 당장 꺼내 써야할 돈이기에 이런 자금은 기업 요구불계정에 머무른 뒤 납품업체 혹은 거래상대방의 요구불계좌로 이동한다. 따라서 기업들의 요구불예금이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M1은 기업들의 고유동성 자금의 변화를 포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만큼 M1 증가율이 바닥을 기는 가운데 `M1증가율-M2증가율 스프레드`가 아래로 꺾이는 상황은 실물 경제에서 유동 자본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기업들이 당장의 지출과 투자를 몹시 꺼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게 요구불예금에 들어있을 필요가 없는 돈, 즉 당장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의 경우 그대로 묵히기에 아까워서 경영진은 이를 정기예금으로 옮겨 운용한다. 혹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더 높은 고수익률 상품(구조화예금, 이재상품 등)에 맡기는 차익거래에 나서기도 한다.
그렇게 오랜 기간 묶여 있는 돈, 즉 기업의 정기예금이 늘면서 자연히 M2 증가율이 M1 증가율을 웃도는 상황이 연출된다(부언하지만 기업의 정기예금은 M2로 분류된다).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정책을 전개하는 상황에서도 돈이 실물로 흐르지 않고 금융 시스템 안을 배회하며 이자 따먹기가 늘어나는 이런 현상을 두고 흔히 `통화정책의 전달경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 유동성 함정.
반대로 M1증가율-M2증가율 스프레드가 반등하는 경우는 기업의 강한 투자의지와 더 나은 현금흐름(매출증가 및 차입여건 개선), 그리고 미래 성장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반영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