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외교 지평 확대"
"한국 외교의 숙원이자 과제...협업 결실"
"美 ESTA 문제, 불편하지만 우리만의 문제 아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대통령실은 15일 우리나라와 쿠바와의 수교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세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쿠바와의 수교로 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하게 됐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외교 지평이 확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2.06.10 mironj19@newspim.com |
그는 "쿠바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190여개 국가와 수교하고 있고, 아바나에는 100개국 넘는 나라가 대사관을 운영할 정도로 중남미 거점 국가 중 하나다. 제3세계 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바와의 수교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한국 외교의 숙원이자 과제였다"라며 "이번 수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 외교부와 유관부처의 협업의 결실이다. 2023년에 외교장관이 쿠바 고위 인사와 3번 접촉했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 점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쿠바는 북한과 아주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우방이다. 실제 1986년 3월 당시 피델 카스트로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쿠바 사이에 친선 협정 조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약 서문에 '두 나라는 형제적 연대성 관계'라는 문안이 있다. 그래서 (북한과 쿠바가) 형제국이라는 표현은 맞는 표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수교 문제에 대해 쿠바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후광을 갖고 있었음에도 수교에 선뜻 응하지 못한 건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라며 "이번 수교는 대세가 어떤 것인지, 대세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또 다른 측면에서 이번 수교는 과거 동구권 국가를 포함해서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수교 완결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코로나 이전에 우리 국민이 1만4000여명씩 방문한다. 영사 지원도 면밀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6일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 외교장관으로서는 최초로 쿠바를 방문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
그는 '여행객 입장에서 ESTA(미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 문제 해결 여부에 관심이 클 것'이라는 질문에는 "ESTA 문제는 우리나라와만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 자체 규정"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서) 불편하긴 하겠지만 현재 미국 제도가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쿠바는 지난 2021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이후 쿠바 방문 이력이 있거나 또는 ESTA 신청 시점에 한국과 쿠바 복수 국적을 보유한 국민은 미국 비자를 받지 않고 미국을 방문하게 될 경우 입국이 거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는 '쿠바가 북한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우리와 수교를 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쿠바 측에서 해온 설명이 있지만 그대로 말하긴 그렇다"면서도 "쿠바는 190여개국과 수교하고 있다. 수교하지 않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며 "쿠바 국민들 사이 한류에 따라 호감이 높아졌고, 쿠바 정부가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인 거 같다. 경제적 기회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다. 쿠바 측에서 우리한테 요구한 것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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