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기업의 합계 시가총액 비중이 전 세계 50%에 달한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글로벌 기업 7689개사(금융업 제외)에 대한 퀵(QUICK)·팩트셋의 달러 환산 시가총액을 계산한 결과다.
아마존 · 애플 · 페이스북 ·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일 기준 미국 기업의 시총은 51조 달러(약 6경 7901조원)로 2023년 말 대비 1조4000억 달러 늘었다.
전 세계에서 미국 기업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대비 1.6%포인트(p) 상승한 48.1%로 나타나 2003년 9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글로벌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간 경쟁이 치열하다. MS가 지난 2일 기준 1위다. 애플은 2000억 달러 격차로 2위다.
2020년 말에는 MS 시총 3위, 애플 1위였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 영향으로 MS와 애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와 일라이릴리가 테슬라를 제치고 각각 8, 9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과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들어 27.9% 빠진 상태다.
◆ 中 텐센트·알리바바, 3년 새 10위권 밖
올해 미국 기업 시총은 약 20년 만에 최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중국 기업 가치는 떨어졌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올해 들어 시총 1조7000억 달러를 잃었다. 중국의 글로벌 시총 점유율은 경제성장 기대가 높았던 지난 2015년 6월 한때 20% 가까이 올랐지만 현재는 10% 정도로 절반 정도가 증발했다. 미국과 중국 시가총액 차이는 지난 2001년 데이터 추적 이래 최대치로 벌어졌다.
글로벌 시총 10위권 기업들을 보면 사우디아람코를 제외하고 미국의 대형 기술주 종목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이 '싹쓸이'하고 있다. 2020년 말에만 해도 중국 텐센트(7위), 알리바바그룹(9위)을 포함했지만 현재는 아니다.
지난 2일 기준 세계 시총 랭킹 500개 기업 중 미국 기업은 236개로 3년 전보다 15% 증가한 반면 중국 기업은 바이두, 징둥닷컴, 니오 등 35개사로 같은 기간 60%나 감소했다. 3년 전 7위였던 텐센트가 지난 2일 기준 26위를 기록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對)중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 정부 규제 리스크 등이 중국 기업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삼성전자, TSMC 이은 亞 시총 2위...인도 기업 입지 UP
지난 2일 기준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대만 TSMC에 이어 아시아 시가총액 규모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순위로는 TSMC 13위, 삼성전자 21위로 각각 2020년 말에 비해 한 단계, 10단계 내려왔다.
중국 기업 투자에서 빠진 돈이 인도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세계 시총 상위 500위에 들어가는 인도 기업은 22개 사로 2020년 말 10개 사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인구 증가와 소득 향상 기대에 국영 인도 생명 보험 회사 등 내수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커지고 있단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