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제약·바이오

속보

더보기

OCI와 한미약품, 두 그룹은 왜 통합지주사 체제를 택했을까

기사입력 : 2024년01월12일 22:03

최종수정 : 2024년01월12일 22:03

바이오 의지 강하지만 전문성 부족한 OCI
전문성 높지만 상속세로 위기 맞은 한미약품
양사 부족함 메운다..."걸림돌도 만만치 않아"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소재·에너지 전문기업 OCI그룹과 신약 연구개발(R&D) 중심기업 한미약품그룹이 통합 지주사라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체제로 공동 경영에 나선다. 양사는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약 개발을 위한 막대한 투자금 마련, OCI그룹 계열사인 부광약품 이슈 등 시너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OCI그룹(지주사 OCI홀딩스)과 한미약품그룹(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은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통합에 따라 양 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사업과 관리의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각 부문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고,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며 "양 그룹 전체 주주와 임직원 이익 보호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우현 OCI 회장. [사진=OCI]

◇ "흡수가 아닌 동행"...지분 구조로 안전판 마련

이번 계약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모두 OCI홀딩스에 매각한다. 딸인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모두 현물출자하고, 대신 OCI홀딩스 주식 10.4%를 받는다. OCI홀딩스는 두 그룹이 통합된 후 지주사를 맡게될 곳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임 사장이 보유하게 될 OCI홀딩스 지분 10.4%다. 이는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율이다. 즉 임 사장이 단일 주주로 보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이우현 OCI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25%다.

다시 말해 임 사장이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경영을 할 수도 없고, 반대로 OCI측에서도 임 사장을 무시할 수도 없는 구조가 된다. 지분율를 통해 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든 셈이다. 

한편 송 회장은 주식을 매각한 대금을 상속세 납부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을 비롯한 한미약품그룹 총수일가들은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별세 이후 상속세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 이우현 회장의 바이오 '사랑'+모친간 네트워크

이 회장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강한 애정도 이번 통합의 원동력이 됐다. 이 회장은 2018년쯤부터 신사업의 일환으로 바이오에 관심을 뒀다. OCI와 OCI홀딩스를 통해 각각 해외와 국내 바이오벤처에 투자했다. 2018년 설립된 시너지 헬스케어 펀드를 통해서는 2019년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2021년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2019년에는 OCI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암진단 제품 개발 회사인 뉴클릭스(Nucleix)와 항암 면역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인 아디셋바이오(Adicet Bio Inc.)에 투자했다.

그러다 2022년 1461억원을 들여 부광약품 주식 11%를 인수, 최대주주가 됐다. 투자에 그치지 않고 직접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OCI그룹은 바이오사업에 전문성이 부족하다. 부광약품도 인수되면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회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이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조력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이 한미약품그룹이었다.

바이오에 대한 의지가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OCI그룹, 관련 분야 전문성은 높지만 상속세로 위태로웠던 한미약품그룹. 두 그룹의 통합은 사업간 시너지에 앞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이와 함께 두 그룹의 만남은 이 회장의 모친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임 사장의 모친인 송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인물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그룹사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즉 문화사업을 통해 친분을 쌓았고, 결국 자식들을 통해 사업 통합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사진=뉴스핌DB]

◇ 부광약품 실적과 주식 매입 숙제가 걸림돌될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OCI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해 지금까지 거둔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2022년 인수한 부광약품 이슈를 뜻한다.

일단 부광약품은 OCI에 인수된 2022년 창사이래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으로 21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투자와 마케팅은 늘리는 모습이다. 이에 부광약품의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과 공동경영체제를 이어온 유희원 대표도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사임했다. 이 즈음 이 회장이 부광약품의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OCI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부광약품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 숙제도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OCI홀딩스가 현재 보유한 부광약품 지분은 10.9%다. 지주회사 자격 미달인 것이다.

다만 공정거래법은 기존 법인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2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OCI홀딩스는 2025년 5월까지 부광약품 지분 19.10%를 매입하거나 부광약품을 매각해야 한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8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OCI홀딩스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분말 기준 402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투자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갈 한미약품그룹까지 한 식구가 된 것이다.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부광약품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흡수 개념이 아닌 동업 차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한미약품그룹의 전문성으로 부광약품 경영까지 조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OCI측은 "이번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 보다 강력한 R&D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OCI그룹은 기존에 확보한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전개해 온 사업 분야와 미국, 동남아, 일본 등 OCI그룹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ebi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