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이 방문, 네타냐후 등 만나 美 메시지 압박
"민간인 대상 군사작전하면 이 안전도 위협"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투 규모 축소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긴요하다"고 18일(현지시간)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엘 총리를 비롯해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정부 고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과 공중전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민간인 보호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제적 지지를 잃으면 이스라엘이 전략적으로 승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대상이 (하마스 지도부가 아닌) 팔레스타인 민간인들로 바뀌면 이스라엘도 덜 안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갈란트 장관과 회담 후 가진 회견에서도 "모든 작전에는 단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떻게 고강도 작전에서 저강도 및 더 많은 외과수술식 작전으로 전환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 회견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오스틴 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 등을 만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지상전과 무차별 공습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하마스 지도부와 대원 소탕을 위한 소규모 정밀 공격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이스라엘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세계 대부분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무차별 폭격으로 이스라엘은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 이스라엘 정부가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이며 '팔레스타인 국가화 해법' 등에 반대하는 등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텔아비브를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네타냐후 총리 등을 만나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인질 협상 재개, 대규모 지상전 축소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이날 하마스에 대한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군사작전은 이스라엘의 작전이며, 나는 일정이나 조건을 지시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군의 인질 3명 오인 사살로 국내외에서 강경한 군사 작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번 작전 수행에 정해진 시한은 없다"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지난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