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금형 기술자들은 중장년층이 많다. 인원 채용에 대한 구조가 달라지면서 평균 나이가 54세에서 47세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미래를 이끌어 갈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태다"
최근 만난 금형업계 관계자는 전문 인력 및 국가적 사업 지원 부족을 토로하며 금형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금형은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화장품 등 국내 기업이 수출하는 모든 제품의 틀을 만드는 대표적인 뿌리산업이다. 사실상 모든 제조업에 꼭 필요한 핵심 공정으로 한 나라의 제조산업 수준은 그 나라의 금형산업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나영 중기벤처부 기자 |
국내외 대기업들은 과거부터 금형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왔다. 1990년 당시, 애플은 금형기술 개발과 관련 전문가 영입에 집중했다. 제조와 부품은 외부 협력사에 맡기는 것과 달리, 금형 제작에 필요한 인력만큼은 직접적인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온 결과 독자적 금형기술을 빠르게 이뤄냈다. 삼성은 2010년 정밀금형개발센터를 세워 금형기술 인재육성과 금형기술개발을 진행하면서 점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갔다.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통해 한국은 금형 수출 규모 세계 2위, 미국·독일·일본·중국과 함께 세계 5대 금형 생산국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금형산업의 화려한 위상과 달리, 현재 내부적으로는 신규 인력 부족의 속앓이를 겪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금형기술자들은 타 기술직에 비해 높은 연봉으로 국가기술자격 중에선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금형기술사 당시 한달 임금은 756만 1837원이었다. 현재는 기술 평준화로 임금 수준은 많이 달라졌으며, 젊은 세대들이 어려운 금형 일을 기피하면서 인력 부족 난관에 직면했다.
현직에 있는 금형 기술자들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으로, 산업을 이어나갈 허리역할을 할 30~40대 기술자는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금형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 구조 내 젊은 세대의 유입을 통해 세대 간 기술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김홍철 HLB 이노베이션 대표는 "산업을 이루는 생태계의 가장 밑단이 금형산업인데 평균 나이대가 높은 편이다. 이 기술을 이어받을 후배들의 부족으로 제조업 산업이 약화될 수 있다"며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게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초 생태계가 튼튼하게 이어져야 글로벌 세계에서도 우리기업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형관련 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각종 지원 사업에서 금형은 소외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주력산업 개편 및 육성방향' 발표에서 성장 효과가 미흡한 11개 산업을 제외했으며 제외된 지역주력산업에서 금형 산업이 포함됐다. 이처럼 국가적 지원에서도 금형 산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초정밀화, AI의 융합, 바이오 등의 신성장 산업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요즘, 새로운 부품 생산을 위한 고난도 금형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상의 혁명을 이끈 중요한 산업 '금형'이 제조업의 튼튼한 뿌리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적절할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뿌리 산업이 흔들리면 산업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금형산업의 기술력 개발 및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국가의 적극적 지원이 요구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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