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족이 죽더라도 집단 매장되지 않고 신원을 알아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팔에 인식 팔찌를 묶어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 일대를 맹폭하고 있다. 폭격에 죽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알리 엘다바(Ali El-Daba, 40)씨는 폭격으로 몸통이 찢겨 도저히 누군지 알아볼 수 없는 시신들을 많이 목격했다.
그는 가족 모두가 한꺼번에 죽지 않기 위해 가족을 분산시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내가 가자 시티 북부에서 두 아들과 두 딸을 데리고 피신하고, 자신은 다른 세 자녀를 데리고 남부의 칸 유니스(Khan Younis)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푸른색 끈으로 만든 팔찌를 사서 가족들 양쪽 손목에 매주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팔찌를 보고 가족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다바 외 다른 팔레스타인 가족들 역시 팔찌를 사거나 직접 만들어 자녀들 손목에 끼어주거나 혹은 팔에 자녀 이름을 적어놓는다고 통신은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집단매장은 지역의 이슬람교 성직자가 허용했다. 매장하기 전 의료진이 시신의 사진을 찍고 혈액 샘플을 채취한 다음 번호를 부여한다.
가자지구 북부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속한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주민들에게 가자 북부에서 더 안전한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공습은 남북을 가리지 않고 하마스가 지배하는 거주지 전역을 타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 주민들에게 가자시티 내 하마스 테러 근거지 주변에 머물지 않도록 했지만 하마스는 결국 가자지구 전역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말하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공격 목표가 나타나면 하마스의 테러 능력을 분쇄하기 위해 공격할 것이나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 알리 엘다바의 딸이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요니스의 대피처에서 인식 팔찌를 보여주고 있다[사진=로이터]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