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2% 안착 목표"
"가계부채 안 잡히면 금리인상 고려"
"잠재성장률보다 낮아 경기 침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동 사태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변하기 시작하면 더 긴축을 하든지 조절을 하는데 아직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변하는 동안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하마스 사태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더 오르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 정도다. 지난 9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4.0%를 찍은 후 ▲3월 3.9% ▲4월 3.7% ▲5월 3.5% ▲6월 3.5% ▲7월 3.3% ▲8월 3.3%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율 2%대 안착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2% 선에서 안정시키고 싶은데 물가 오르는 것뿐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변하고 있느냐를 주요하게 보고 있다"며 "근원인플레이션도 동시에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pangbin@newspim.com |
중동 정세 불안은 자본 유출과 원/달러 환율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로 '킹달러' 현상이 심화할 수 있어서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자본 유출 및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이 총재 시각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p)다. 한국 기준금리는 3.50%이고 미국 금리는 5.25~5.50%다.
이 총재는 "미국 경제가 좋아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거나 낮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연준이 금리를) 75bp씩 4번 올릴 때와 달리 (한국과 미국) 이자율 격차는 벌어졌지만 자본시장과 금융시장 영향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유가와 중동 사태 등이 더해지면 미국 달러가 안전자산이 돼 똑같은 200bp(1bp=0.01%p)가 유지돼도 자금 유출이 될 수 있다"며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요인으로 미국 재정적자를 꼽았다. 미국 재정적자 우려에 따른 수요-공급 문제라는 게 이 총재 분석이다.
이 총재는 "미국 재정적자가 6%를 넘었고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기대에 많이 기인하고 있다"며 "그것으로 인해 (미국 국채) 안전자산 지위가 없어질까 하는 데에는 반대 생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 가계부채를 잡으려고 하겠지만 안 되면 금리를 동원할 수 있다"며 "이 때도 물가 등 다른 변수를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보다 낮아 경기 침체가 맞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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