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원조' 동서식품, K푸드 열풍에 고민
'맥심' 떼고 자체 브랜드 '카누'로 캡슐커피 도전
K푸드 열풍 뜨거운데...수출 등 확장 가능성 주목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푸드 열풍을 타고 식품업체들이 글로벌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동서식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커피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태생적 문제로 해외 수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최근 카누 캡슐커피와 머신으로 신사업에 착수한 동서식품이 향후 수출 확대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K푸드 세계로] 글싣는 순서
1. 초코파이·밀키스 같이 판다...롯데웰푸드·칠성, 美 동반 공략
2. '못 먹어도 go'…풀무원, 美 적자에도 확장 가속화
3. 신사업 확장 고민하는 동서식품
4. '글로벌 매물 눈독' 동원F&B...해외 비중 20% 목표
5. '국내파' 오뚜기, 美 확장 본격화...오너 3세 함연지, 미국행
6.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바다건너 '출점 경쟁'
7. 첫 해외공장 짓는 하이트진로, 'K소주' 띄우기
8. 불닭·신라면이 효자...K라면, 몸집 키우기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 2월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와 전용 머신을 출시했다. 한국형 아메리카노'를 표방하며 캡슐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특히 이번 캡슐커피머신 '카누 바리스타' 제품에는 주력 브랜드명인 '맥심'이 빠져있어 주목된다. 기존 카누 스틱커피를 '맥심 카누'로 판매해온 것과 달리 캡슐커피 상품명에는 '맥심'을 제외한 것이다.
합작사인 미국의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옛 크래프트)이 보유한 브랜드명인 '맥심'을 떼고 동서식품 자체브랜드인 '카누'만 적용한 만큼 향후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맥심 카누 바리스타' [사진=동서식품] |
동서식품은 국내 조제커피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커피 제품의 해외수출은 사실상 제로다. 1968년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옛 크래프트)과 지분 50대 50으로 설립된 동서식품은 계약 당시 맥심 브랜드를 국내에서만 판매하도록 합의해 해외 직접 수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의 수출 품목은 자체 개발한 커피크리머 '프리마' 정도에 그친다. 프리마는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국가에서 연간 500~600억원의 매출을 내는 품목이지만 전체 매출에서는 1%에 못 미친다. 맥심, 카누 커피믹스 제품은 현지 밴더사를 통해 한인마트 등에 일부 납품되는 것이 전부다. 커피믹스의 '원조'격인 동서식품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최근 K푸드 열풍으로 국내 식품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경쟁사인 남양유업, 이디야 등은 커피믹스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커피믹스에서 원두커피로 옮겨가면서 커피믹스 시장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동서식품으로서는 향후 신사업, 해외수출 등 확장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다만 동서식품 측은 커피 제품의 수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를 독립된 브랜드로 확장하는 차원에서 브랜드명을 '카누 바리스타'로 선보였다"라며 "캡슐커피머신은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은 만큼 내수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