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을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공격 명령을 내릴 때 사용하는 핵 가방을 든 해군 장교들이 근접 거리에서 수행하는 드문 모습이 18일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후 다른 일정을 위해 걸어 이동하는 푸틴 대통령 뒤를 경호원들과 가방을 하나씩 든 두 명의 러시아 해군 장교가 뒤따랐는데 이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러시아의 핵 가방은 해군 장교가 들고 가는 것이 전통이다. 체게트(Cheget·코카서스 산맥 체게트산의 이름에서 유래)라 불리는 이 가방은 대통령이 항상 갖고 다니지만 사진으로 찍히는 일은 매우 드물다.
러시아 국영 뉴스 매체 RIA의 크렘린궁 출입 기자는 텔레그램에 게재된 사진 밑에 "푸틴이 여행할 때 반드시 가지고 갈 가방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진은 회담 후 활짝 웃으며 계단을 걸어내려가는 푸틴 대통령을 몇 걸음 뒤에서 핵가방을 갖고 뒤따라가는 해군 장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핵가방은 본질적으로 대통령과 군 고위부를 연결하는 보안 통신 수단으로 극비의 전자지휘명령 네트워크인 카즈베크(Kazbek)를 통해 전략로켓부대에 명령을 하달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핵 가방을 갖고 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현 총참모장 역시 핵 가방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핵 가방에는 핵무기가 탑재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버튼과 핵 공격 암호가 들어있다.
러시아 즈베즈다 TV 방송은 2019년에 핵 가방 하나의 영상을 방영했다. 핵 가방에 여러 개의 버튼이 있고 이 중 "지휘" 버튼은 백색의 발사 버튼과 적생의 취소 버튼 두 개로 구성돼있다. 즈베즈다에 따르면 핵가방은 특수제작한 플래시 카드에 의해 작동된다.
미국 대통령도 핵가방이 있는데 핵풋볼이라고 부른다. 핵풋볼은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 있을 때 핵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릴 때 사용하는 암호를 간직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하원은 18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VT) 비준을 철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바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은 미국에 대해 러시아가 이 조약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베이징에서 2명의 러시아 해군 장교가 핵가방 추정 가방을 하나씩 들고 푸틴 대통령 뒤를 따르고 있다.[영상 캡처 사진=로이터]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