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극우 성향 후보의 발언에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격이 9일(현지시간)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6일 달러당 880페소에 거래되던 환율은 이날 945페소로 하루 만에 7.3% 급등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식 환율은 달러당 365페소에 고정되어 있지만 실제 환율은 '암시장 환율'(Dollar Blue)이다.
이는 정부가 외환 부족을 이유로 국민 1인당 환전 가능 달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인데, 연 124%란 높은 인플레이션에 '오늘이 물가가 가장 싼' 아르헨 국민들은 받은 월급을 그날 식료품 구매에 탕진하거나 암시장에서 달러로 바꾼다.
이날 가치 급락으로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의 격차는 165%로 벌어지며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아르헨 외환시장이 이날 요동친 것은 급진적 리버테어리언(Libertarian·자유의지론자)이자 극우 자유전진(La Libertad Avanza)당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의 돌발 발언 때문이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페소를 버리고 달러화를 도입하겠다고 거듭 주장했는데 "이제 더 이상 페소는 안 쓴다"며 "페소는 아르헨 정치인들이 발행한 화폐라 배설물의 가치도 없다. 쓰레기 화폐는 비료로도 못 쓴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통령 후보가 페소화를 퇴출하고 달러화를 도입할 것이라고 거듭 밝히자 너도나도 달러 환전에 나선 결과란 설명이다.
하비에르는 높은 인플레이션 해결책으로 중앙은행 폐쇄와 달러화 도입을 내세우고 있다.
다소 허무맹랑한 공약에도 하비에르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다. 아메리칸소사이어티/카운슬오브아메리카스(AS/COA)가 현지 여론조사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31.1%로 1위다. 2위 집권 여당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28.1%)와 3%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르헨 대통령 선거는 오는 22일이다.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유세 운동하는 극우 자유전진당의 대통령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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