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0시 기해 심야 열병식 개최
중국 류궈중 부총리 대표단 파견
한미일 겨냥 북중러 메시지 관심
핵잠·ICBM 러 기술 지원받을 듯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9월 12일 2차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북한이 9일 새벽 정권 수립(9·9절) 75주년 심야 열병식을 열었다.
북러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를 비롯해 한미일 결속을 겨냥한 북중러 관련 어떤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2차례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만 하고 육성 연설을 직접 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은 이번 9·9절 경축 행사에 류궈중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을 파견했다. 지난 7월 27일 73주년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대규모 열병식에는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전승절 열병식에서 중·러 대표단이 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서 북중러 결속을 내내외에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7월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무장장비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뒷편으로 북한이 새로 개발한 신형 무인기가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북한은 올해 열병식을 극히 이례적으로 2월 8일 75주년 건군절(조선인민군 창건일)과 함께 이번까지 3차례나 열어 심각한 경제난 속에 대내 결속을 다지고 북중러 친밀 관계를 과시하면서 대내외에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 4년 4개월여 만에 러시아를 찾아 푸틴 러 대통령과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와 행보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2019년 4월 24일 처음으로 2박 3일 간 극동 연해주 러 블라디보스토크를 직접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동방경제포럼(EEF)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는 9월 11일 도착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탄 전용 열차를 타고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후 리무진으로 갈아타고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극동연방대로 이동하는 동선이 유력하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일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정부가 이미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동방경제포럼 기간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7월 27일 밤 김일성 광장 주석단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전승절' 열병식 도중에 대화를 나누며 북러 결속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국내외 무기체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잠수함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관련 재진입체와 다탄두 개별목표 설정 재진입체(MIRV) 기술 등을 러시아로부터 지원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시급한 포탄과 무기·장비를 대규모로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9절 열병식 개최를 하루 앞둔 8일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술핵잠수함 진수식을 지난 6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했다고 사진과 함께 전격 공개했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했었다. 핵심 5대 과업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의 개발 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 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젠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