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일반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삼만 오천원이나 나왔어요. 너무 비용이 비싼 거 같아요."
25일 오전 서울 구로구 한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아버지를 모시고 온 남민아(36)씨는 전날 급한 입원 수속 때문에 보건소 대신 일반 개인병원에서 코로나 검사 비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남씨는 "비교적 저렴한 보건소와 달리 검사 비용이 너무 올라서 불만이었다"라고 전했다.
남씨는 "아직 코로나가 나라에서 중요한 문제인데 검사를 위해서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 거 같다. 무료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오는 3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추기로 한 가운데, 코로나 검사 비용도 대폭 상향되며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25일 송파구 한 보건소 앞 코로나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3.08.25 dosong@newspim.com |
지난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및 2단계 조치 시행안'을 통해 코로나 진단 검사비 일부를 유료로 전환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병원에서 5000원 가량의 진료비를 내면 받을 수 있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는 최대 4만원의 검사비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선별 진료소에서 진행하는 유전자증폭검사(PCR) 역시 검사 기준이 대폭 상향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자가검사키트가 양성이 나오면 무료였지만 31일부터는 양성반응이 나오더라도 60세 이상이거나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등에 한해서만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선별 검사소 직원은 "현재도 만60세 이상의 고령자이거나 간병인 등에 한해서 증빙서류를 받아 PCR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31일 이후에는 해당 기준 역시 상향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검사를 받고자 하는 시민들은 코로나 검사 기준과 금액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내비쳤다.
서울 한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한모(26)씨는 "최근 병원 내에서 코로나가 돌아서 전 직원이 감염되어 한동안 병원 업무가 마비된 적도 있다"면서 "그나마 당시에는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 검사비가 오르고 나서 이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면 문제다. 코로나가 의심되어도 섣불리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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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모(25)씨 역시 "어머니와 함께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는 그렇게 비싸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만약 검사 비용이 오른다면 굳이 검사를 받지 않고 자가검사키트로 대체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검사비 지원 대상을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방침상 응급실·중환자실 환자는 입원시 신속항원검사 비용이 무료지만 31일 이후에는 본인 부담이 50%로 늘어난다. 입원 시 받는 PCR검사 역시 건강보험료 지원 대상을 유증상자 전체에서 먹는 치료제 대상군 등으로 좁힐 예정이다.
대형 병원에 입원 수속을 받으러 온 안영숙(74)씨는 "결국 나이 든 고령자가 아닌 젊은 사람들은 다 비싼 가격을 내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거 아니냐"며 "정부에서 일반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검사 비용이 상승할 시 사회적 약자들을 중심으로 건강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학과 교수는 "검사 비용이 오르면 일반 시민들의 코로나 검사율이 떨어질 것이다.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들은 특히 회복이 늦어질 시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이런 현상이 만연하면 일선 병원에 과부화가 걸릴 확률이 농후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9월 이후부터 각급 학교가 개학하면서 코로나 등 호흡기 질환의 유행이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감염병 복합 유행이 예상된다"며 "검사 비용 부담을 일반 시민들이 지라는 건 특히 검사 비용이 부담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각자도생하라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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