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지난해 2284명 희망퇴직 실시
최대 39개월치 특별금 지급, 학자금 지원도
은행 평균임금 1억원 넘어, 상위 10% 2억원 근접
임금 기반 노사 협의, 희망자 확대에 조건 축소 전망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10억원이 넘는 주요 시중은행 퇴직금이 논란을 낳고 있다. 은행들은 평균 1억원, 상위 10% 2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기준으로 노사 합의로 지급되는 사안이기에 '돈잔치'라는 비판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압박과 희망퇴직 대상 확대 등에 따라 특별퇴직금 규모는 단계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1일 각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실시한 희망퇴직 규모는 총 228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7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 493명, 신한 390명, 우리 349명, 하나 339명 순이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08.21 peterbreak22@newspim.com |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연수가 20년이 넘는 50대 지점장 또는 부서장급이 대부분이다. 최근 40대 부지점장급 이하를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이 이뤄졌지만 아직까지는 정년에 임박한 50대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은 근속연수에 따른 법정퇴직금 외 은행별로 9개월에서 최대 39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이 지원된다. 평균연봉이 높은 직장일수록 받는 퇴직금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자녀가 있는 경우 별도의 학자금도 제공하고 재취업지원금과 의료비 등 추가 혜택도 지원한다.
각행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상위 직급의 평균연봉은 1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요 시중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는 2021년 직원 상위 10%의 평균연봉 국민은 1억9784만원, 하나 1억9553만원, 신한 1억9227만원, 우리 1억8527만원, 농협 1억7831만원 등으로 2억원에 근접했다.
희망퇴직자 대부분이 장기근속 직원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임금은 평균연봉을 훌쩍 넘어 상위 10% 평균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24년 근속을 가정할 경우 약 2년치(1일 평균임금×30일×(재직일수/365))의 법정퇴직금과 3년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 연봉 현황을 감안하면 최소 6억~7억원 수준의 희망퇴직금이 받게 된다는 계산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금은 임금을 기준으로 하며 노사 합의에 따라 지급된다. 은행 실적이 좋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10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받은 일부 직원의 경우 정년 직전이고 실적도 우수한 특별 케이스다. 일반적인 경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고액 퇴직금 논란에 대해 무분별한 직원 챙겨주기 비난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돈잔치' 압박과 희망퇴직을 원하는 연령대 확산 움직임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특별퇴직금 규모 등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최대 36개월이었던 특별퇴직금을 하반기에는 8개월 줄어든 28개월로 조정하고 기타지원사항 금액도 축소한바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희망퇴직을 원하는 50대 이하 직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40대까지 대상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특별퇴직금 규모도 그만큼 줄 수 밖에 없다"며 "세부조건은 노사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체적 언급은 어렵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