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연체율 0.82%…작년말보다 0.18%p↓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차주 상환 능력 저하
'카드대란' 경험 정태영 부회장, 건전성 강조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상반기 카드사 연체율이 1.58%까지 오른 가운데 현대카드만 연체율 '0%'대를 방어하고 있다. 약 20년 전 '카드대란'을 온 몸으로 겪었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건전성 괸리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1.58%로 2022년말과 비교해 0.3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카드 결제 등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0.22%포인트 올랐다.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포인트 상승했다.
대부분 카드사 연체율이 1%를 훌쩍 넘으며 추세적으로 상승했으나 현대카드는 연체율이 1%를 밑돌며 역주행했다. 지난 6월말 기준 현대카드 총 연체율은 0.82%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0.18%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 초 전세계적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기초 체력 저하와 함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차주 상환 능력이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현대카드는 연체율을 낮추며 건전성을 강화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8.16 ace@newspim.com |
현대카드 경영진은 '큰 파도'가 밀려올 수 있다고 직감하고 일찍부터 위험 요소를 관리했다. 금융 상품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부서와 채권 회수 조직 인력도 미리 보강했다.
카드 대출도 상환 능력을 꼼꼼히 따지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승인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현대카드 금융 취급액은 4조470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3360억원)와 비교해 29.4% 줄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무리하게 금융 상품을 확대하지 않는 방향으로 건전성 관리를 제일 중심으로 했다"며 "금융 상품 취급액이 많이 줄었는데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상품을 판매하고 판매 상품에 대해서는 연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자는 게 내부 경영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 카드대란 경험 정태영 부회장 "건전성 최우선…돌풍 피해 참호 파고 있어"
이 같은 현대카드 경영 방침 중심에는 정태영 부회장이 있다. 정 부회장은 2003년 현대카드 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카드사를 이끌면서 현재 카드사 대표 중에서는 유일하게 카드대란을 경험한 인물이다. 카드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급증했던 카드대란을 겪은 정 부회장은 연체율 및 건전성 관리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 국내 상륙으로 현대카드가 주목을 받자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전체로는 오히려 작년부터 자산과 손익이 감소하더라도 건전성에 최우선을 두었지 시장 점유율 경쟁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며 "기준금리가 급상승하고 경제지표들이 불안정할 때 외형 경쟁은 무모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우리는 돌풍을 일으키고자 하기보다는 돌풍을 피해서 참호를 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2022.04.08 204mkh@newspim.com |
정 부회장은 앞서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성장보다는 내실에 집중하다는 경영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 하반기에는 이같은 경영 방침을 유지하며 연체율 및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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