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 없이 '일정'만 공지
챗 GPT, 디지털교과서에 적용 안 될 수도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이 '교육부의 개발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학교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교육부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적 데이터가 학습데이터로 축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I 디지털교과서의 핵심 중 하나인 '가격 책정'에 대해 발행사 다수가 맞춤형 콘텐츠 기획 및 개발비, 서비스 구축비, 운영비, 시스템 업데이트 비용 등 모든 비용 보전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교섭 과정에서의 진통도 예상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최근 안성훈 경인교육대학교 교수팀이 분석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위한 쟁점 분석 및 개발 전략'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는 디지털교과서 추진 일정 등 관련 업계에서 바라보는 여러 우려가 담겼다.
디지털교과서는 크게 기존 '교과서 발행사'와 콘텐츠를 디지털로 구현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업' 차원에서 현재 개발이 추진 중이다. 교육당국은 AI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한 매칭데이를 직접 주관하는 등 적극적인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2월~4월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 30여 곳에 대해 면접 또는 질문지를 통해 조사했다.
우선 개발 초기부터 지적됐던 '촉박한' 일정은 향후 추진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지침(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는 게 교육부 계획이지만, 개발 및 검정 기간 등을 고려하면 추진 일정이 여전히 촉박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모든 발행사들이 교육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AI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검정 심사 일정에 대해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 문제로 양질의 AI디지털교과서 출시가 어렵다는 우려도 나왔다.
2025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통·일반선택 과목을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적용을 시작해 2026년에 초등 5~6학년, 중학교 2학년, 2027년 중학교 3학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이 교육부 복안이다.
명확한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발행사들은 명확한 역할이 무엇이고, 개발 일정은 어떻게 조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 없이 '일정만 발표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챗 GPT처럼 생성형 AI기술을 디지털교과서에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론'도 나왔다. 발행사들은 AI튜터의 경우 현재 교육에서 교육적 데이터가 충분히 학습 데이터로 축적되지 않아 관련 기술 접목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생성형 AI에서 수학 공식, 기호 등에서 소통 및 부정확성의 문제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학생 또는 학교급별로 수준이 다른데 AI튜터가 이 차이를 인식하는 '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발행사의 약 50%는 디지털교과서 공동 학습 데이터셋 관리에 대해 동의했지만, 나머지 50%는 동의하지 않았다. 공동 데이터셋 개발을 위해서는 AI서비스 방법이 동일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디지털교과서 가격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는 구독제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발행사와 플랫폼 업체, 콘텐츠 업체 등 여러 기관이 협업해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디지털 교과서가 활용되지 않는 기간이나 방학 기간에 대한 요금 청구는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교과서 관련 업체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가이드라인에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