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1사단에 분향소 마련...조문발길 이어져
22일 오전 도솔관서 영결식...임실 호국원 안장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고(故)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사진을 부여잡고 오열했다.
"왜 이렇게 우리 아들을 허무하게 가게 하셨느냐"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 왜 일 터지고 이렇게 뒷수습만 하느냐. 미리미리 좀 안전히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어머니는 끝내 울분을 쏟아냈다.
오열과 울분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가슴패기를 후렸다.
분향소는 삽시간에 눈물바다로 변했다. 분향소는 비통과 침울에 잠겼다.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가 차려진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동료 해병들이 채 상병을 향해 마지막 경례를 하고 있다.2023.07.20 nulcheon@newspim.com |
경북 예천에서 폭우로 실종된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한 수색 임무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유명을 달리한 고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가 차려진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
분향소가 마련된 20일 오후 2시, 동료 해병 장병들의 헌화와 묵념을 시작으로 조문객들의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 차려진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에서 분향례를 치루고 있다. 2023.07.20 nulcheon@newspim.com |
이종섭 국방장관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분향소를 찾았다.
"이제 어떻게 살아요. 어떻게 살아요.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채 상병의 모친은 분향소를 찾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손을 부여잡고 다시 오열했다.
김 사령관은 오열하는 채 상병의 부모 앞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 앞에서 유가족과 친척들이 채 상병의 사진을 부여잡고 오열하고 있다.2023.07.20 nulcheon@newspim.com |
채 상병의 유가족, 친척들이 달려왔다. 이들 친척들은 분향소 입구 벽에 걸린 채 상병의 사진이 눈에 들어오자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통곡했다.
"우리 애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냐"며 오열하던 유가족과 친척들은 해병대원들의 안내로 분향소 한 쪽에 마련된 대기소로 이동했다.
한덕수 총리도 이날 늦은 오후 채 상병의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 차려진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2023.07.20 nulcheon@newspim.com |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이철우 경북지사, 김정재 국회의원(경북 포항시 북구)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이철우 경북지사가 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 차려진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2023.07.20 nulcheon@newspim.com |
조문에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故 채수근 상병의 순직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유가족분들과 곁에서 함께했던 해병대 장병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도지사로서 애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다시는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살피겠습니다"고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북 시군 재난안전대책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우리 모두 명복을 빌어야 한다"며 "저 뿐만 아니라 도청 간부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바라며, 이런 아픈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김남일 부시장,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 차려진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포항시]2023.07.20 nulcheon@newspim.com |
이강덕 포항시장도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아 슬픔을 함께 나눴다.
이 시장은 "고 채 상병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 채수근 상병은 순직 처리되고 1계급 특진됐다.
채 상병의 장례는 해병대장(葬) 으로 치러지며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가까운 전북 임실 호국원에 봉안된다.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해병1사단 도솔관에서 열린다.
앞서 고 채수근 상병은 지난 18일 동료들과 함께 예천 지역의 '폭우' 실종주민 수색작업에 투입됐다. 이어 이튿날인 19일 오전 9시5분쯤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수색 임무를 수행하던 중 하천에 빠지면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 과정에서 채 상병과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한의 안전 장비조차 갖추지 않고 무리한 수색작업을 펼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채 상병은 수색임무 수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지 14시간만인 19일 오후 11시8분쯤 실종 지점으로부터 약 5.8㎞ 떨어진 예천군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야간 수색 중이던 경북119특수대응단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