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 연설에서 바그너에 정부 지원금 수사 밝혀
바그너 보유 중무기도 러시아군이 접수
프리고진도 망명...몰락 초읽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장 반란 사태 종결을 선포하는 한편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에 대한 해체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저지한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치하했다.
그는 또 "반란이 성공했다면 러시아의 적들은 이를 이용했을 것이고 우리의 성취도 사라졌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국민들도 반란의 편에 서지 않고 우리의 편에 섰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후 대외 공개 행사에 직접 참석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연설은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완전 진압했음을 대내외에 공표하고 국정 장악력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 이번 반란을 일으킨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이 그동안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왔다면서 이에 대한 사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바그너 그룹에 러시아 정부가 860억 루블(약 1조3150억원) 이상을 지원했고, 각종 용역 계약으로 그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지원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이날 바그너 그룹과의 반란 중단 중재 합의에 따라 반란 혐의 수사를 종결짓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정부 지원금 유용 등의 혐의를 빌미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이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밖에 바그너 그룹이 보유했던 탱크 등 중장비를 모두 러시아군으로 이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와함께 바그너 그룹 소속 용병들을 국방부와 계약 하에 우크라이나 전선에 재배치하거나 귀가 조치하는 한편 벨라루스 망명도 허용하는 작업을 진행중으로 알려졌다.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도 이에맞춰 벨라루스로 떠나며 사실상 망명 길에 올랐다.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의 해체와 몰락은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저지하는 데 우크라이나 전선에 있던 군대를 투입시키지도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