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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인의 딜레마'처럼 협력 필요…'용주골 해법' 지혜 나누자

기사입력 : 2023년06월20일 08:42

최종수정 : 2023년06월20일 08:42

'생계 위한 수단' 불가피한 선택… "일방적 폐쇄는 무리" 지적도
재개발, 집결지 여성 새삶터 역할 기대… '세레누스'로 거듭나길

그곳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2023년이 시작되면서 파주시가 어수선하다. 벌써 6개월째다. 민선 8기 김경일 파주시장이 부임한 이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바로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을 본격화했다. 6.25 전쟁 당시 미군기지에 따라 형성된 성매매 집결지인 이른바 '용주골'을 전면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집결지 여성들은 생존권을 내세우며 강력 반발해 파주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지 르포를 통해 사회정의냐 생존권이냐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상생의 길은 없는지 독자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상·중·하 세 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한다.

파주시 성매매 집결지 용주골을 가다 <하>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집결지 인근에 정화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돼 있으나 공교롭게도 문이 잠겨 있어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3.06.20 atbodo@newspim.com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집결지에서는 김경일 파주시장에 대해 파주 1-3 주택재개발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총력 지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면 이 지역 일대가 파주 1-3구역으로 지정돼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집결지 건물도 당연히 철거될 것인데 왜 파주시가 행정력을 투입해 재개발 사업자를 도와주는지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이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자작나무회'의 "현 재개발 조합장은 집결지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던 건물주고, 조합원에 성매매 업소 건물주들이 포함돼 있고 이들이 재개발 이익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집결지 강제 폐쇄는 성매매 근절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재개발 과정에서 원주민의 이주보상 등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파주시는 재개발과 관련된 언급보다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에 따라 집결지 여성 1인당 최대 4420만 원을 전액 시비로 지원'이나 '대구나 인천 등 다른 지자체의 1인당 최대 약 2000만 원 지원에 비하면 파격적'을 내세우면서 폐쇄에 나서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지원 대상자로 결정되면 2년간 생계비,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2년간 자립 준비를 마치면 자립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면서 "18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생계비도 받을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조례에 명시되지 않은 법률, 의료, 치료회복프로그램 등도 모두 지원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집결지 일대가 파주 1-3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지구로 지정돼 인근에 홍보관이 설치돼 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3.06.20 atbodo@newspim.com

수치상으로는 맞는 얘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집결지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성매매라는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는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것일까? 박경태의 '소수자와 한국사회'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는 '신체적, 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사회의 주류 집단 구성원에게 차별받으며, 스스로 차별받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사회적 약자나 소수는 구성원의 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에서 발휘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학자들이 규정하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 집단은 경제적 능력, 사회적 위치 등 여러 분야에서 영향력이 없는 대상이다. 그리고 타인과 구별되고 자체 대항력 없어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대상으로 상호 연대 의식이나 소수 집단 의식이 있다.

이 같은 전제로만 봐도 집결지 여성들은 사회적 약자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도 지탄의 대상이 되거나 궁지로 내몰리는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보호 받아야 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모든 법률은 상위법이 우선한다. 헌법에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규정돼 있다. [그래픽=최환금 기자] 2023.06.20 atbodo@newspim.com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 집단은 차별에 대해 항의하는 등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주류 집단에 비해 비주류인 존재성은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불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론적으로 파주시는 용주골 집결지를 연내에 폐쇄하는 것을 위해 여론몰이로 압박하고 있다. 집결지 여성과 관련 여성단체는 지원대책이 부족한 상태에서 폐쇄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집결지 여성에 대한 단속과 행정처분과 함께 자활 지원, 반(反) 성매매 인식 확산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자활 지원도 집결지 여성들의 목소리가 무시되거나 배제돼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함께 성매매는 개인 선택이면서도 집결지 여성의 삶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이기에 일방적인 폐쇄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5조에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국민 누구든 종사하는 직업에 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자유를 의미한다. 따라서 집결지 여성은 윤리, 도덕적인 기준인 것이지 사실상 '불법'인 것은 아니다.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대우건설이 수주한 '파주 1-3구역 재개발사업'의 아파트 단지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제공] 2023.06.20 atbodo@newspim.com

모든 법률은 상위법이 하위법에 우선해 적용된다. 따라서 법률은 시행령에 우선하며, 헌법은 법률에 우선해 적용되기 때문이다.

집결지 여성에 적용한다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이른바 '성매매특별법'도 헌법이 상위법이기에 효력에 대해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즉 위헌을 주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성매매 여성 A씨가 "국가가 착취나 강요 없는 성인의 행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제소한 것을 서울북부지법이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성매매특별법 단속을 놓고 직업의 자유 침해인가, 기본권 위반인가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파주 집결지 일대는 재개발로 거듭날 예정이다. 사업의 진위 논란이나 재개발에 따른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재개발은 집결지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집결지 여성의 새로운 삶터의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그래서 재개발 단지명 '파주 푸르지오 세레누스'의 의미처럼 '밝은 내일과 빛나는 삶'이 실현되는 집결지로 변화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폐쇄는 '수인의 딜레마'다. 서로 협력하면 상호 이익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호 불리해진다. 이제는 대립보다 상생의 지혜를 나눌 때다. 집결지가 빛난다는 뜻의 '세레누스(SERENUS)'처럼 거듭나지 않는다면 결국 폐쇄 문제는 평행선상에 올려져 있는 '뜨거운 감자'로 계속 치열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atbod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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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금투세 '내년 1월 시행' 34.6% vs '폐지·2년 더 유예' 43.2%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국내 주식과 펀드·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올린 경우 20%~25% 세율로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과 관련, '폐지 및 2년 더 유예해야 한다'는 응답'이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응답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높게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공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2~23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진행한 설문 결과,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34.6%, '폐지해야 한다'는 23.9% 응답률로 집계됐다. '2년 정도 더 유예해야 한다'는 19.3%, '잘 모름'은 22.3%였다. 여야는 당초 지난 2023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다시 25년 시행으로 2년 유예했고, 현재 정부여당은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내에서도 의견이 하나로 일치되지 않은 상태다.   성별로 살펴보면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남성이 34.9%, 여성은 34.3%로 비슷하게 조사됐다. 반면 '폐지해야 한다' 의견은 남성 29.4%, 여성 18.4%로 남성에서 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년 더 유예' 의견도 남성이 21.5%, 여성이 17.1%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만 18세~29세의 경우 내년 1월 시행 33.5%, 2년 더 유예 16.6%, 폐지 29.9%로 집계됐다. 30대는 내년 1월 시행 36.0%, 2년 더 유예 17.9%, 폐지 29.1%로 응답했고, 40대는 내년 1월 시행 37.9%, 2년 더 유예 22.3%, 폐지 24.0%로 나타났다.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데 가장 높은 찬성을 보인 세대는 50대로, 내년 1월 시행 41.0%%, 2년 더 유예 19.9%, 폐지 24%였다. 70대 이상에선 잘모름이 44.9%로 가장 높았고, 내년 1월 시행 23.8%, 2년 더 유예 20.8%, 폐지 10.5% 순으로 기록됐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진보 진영 지지층을 중심으로 금투세 시행에 높은 긍정평가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내년 1월 시행 45.5%, 2년 더 유예 14.9%, 폐지 22.4%로 응답했고,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내년 1월 시행 44.3%, 2년 더 유예 22.4%, 폐지 17.5%로 응답했다. 진보당 지지층의 경우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66.4%로 압도적이었으며, 2년 더 유예는 6.2%, 폐지는 13.9%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과 무당층(지지정당 없음)에선 금투세 시행과 관련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소폭 차이를 보이며 유사하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내년 1월 시행 26.6%, 2년 더 유예 22.3%, 폐지 26.1%였으며, 무당층은 내년 1월 시행 27.8%, 2년 더 유예 21.1%, 폐지 24.7% 였다. 개혁신당 지지층의 경우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39.1%로 가장 높았고,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21.3%, 2년 더 유예는 26.1%로 집계됐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진보 성향의 정당은 금투세 시행에 긍정적 응답이 많은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여당과 보수 성향의 정당은 시행보다 폐지하자는 응답이 비슷하거나 높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정부는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투세 폐지보다는 시행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의 찬성이 높아 정부의 금투세 폐지 관철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yunhui@newspim.com 2024-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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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커머스·AK몰도 정산 지연 공지…큐텐그룹으로 확산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같은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의 정산도 중단됐다. 31일 인터파크커머스는 전날 저녁 입점 판매자 대상 공지를 통해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인해 판매대금 정산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PG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안내했다. 전날 인터파크커머스 판매자 공지. [사진=독자 제공] 이어 "지금 이 시각까지도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파트너사 정산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부득이하게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진심으로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임직원은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 작년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했다. 이어 올해 2월 위시를 인수하고서 지난 3월 온라인쇼핑몰 'AK몰'도 사들였다. 앞서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AK몰, 인터파크 쇼핑, 인팍쇼핑을 포함한 인터파크커머스 플랫폼의 판매 대금은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정산 지연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판매자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AK몰도 내부 직원들의 전언에 의하면 정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김남근 의원 질의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mkyo@newspim.com 2024-07-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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