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1주일에 1~2회 한식 즐기게 하겠다"
이재현 회장 철학 이어받아 한식전문하교 설립
정부와 손잡고 '퀴진케이' 프로젝트 추진
지난해 임원 승진 후 경영 행보 본격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한식 전도사로 나섰다. 이선호 실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한 한식 셰프 육성 프로그램을 주도하면서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와 함께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재계에선 지난 2021년 말 임원(경영리더)에 오른 이 실장이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아버지 이재현 회장의 철학이다. 이 회장은 "전 세계인이 1주일에 1~2회 이상 한식을 즐기게 하겠다"는 목표를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고민 끝에 내놓은 전략이 장기적으로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처럼 세계인이 한국 식문화를 배우는 '국제한식전문학교' 설립이다. 이 회장의 철학에 따라 한식 셰프의 위상을 높이고 이들이 세계에서 한국 식문화 확산의 첨병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이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사진=CJ] |
'르 꼬르동 블루'는 1895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돼 128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요리학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29곳에 국제 학교를 운영하며 프링스 요리, 제과, 제빵 기술을 전수한다. 요리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호텔 경영, 푸드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이다.
'르 꼬르동 블루'가 수준 높은 프랑스 요리 셰프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면서 세계화에 안착한 만큼 한식 셰프를 지속적으로 세계에 공급하면 진정한 한식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이 실장은 정부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퀴진케이(Cuisine. K)'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농식품부는 유망한 젊은 셰프 발굴 및 육성을 위한 기술·정보 인프라를 공유하고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국제요리대회 출전 국가대표팀 후원 ▲한식 팝업 레스토랑 운영 ▲해외 유명 요리학교 유학 지원 및 한식 교육 과정 개설 ▲한식 명인,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식자재 연구 클래스 ▲한식 파인 다이닝 실습 5개 핵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이 실장이 수장으로 있는 식품성장추진실 산하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K푸드가 세계 음식문화의 최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젊은 셰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퀴진케이 프로젝트가 '마중물' 역할이 돼 한식의 미래 인재들이 '화수분'처럼 자라나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Cuisine. K 발족식에서 CJ제일제당 주요 경영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및 관계자, 국가대표조리팀 대표 선수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왼쪽 위쪽부터 CJ제일제당 박민석 식품부문 대표,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 농식품부 정황근 장관,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이사, 농식품부 양주필 식품산업정책관, 문지인 식품외식산업과장. [사진=CJ] |
한식이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K푸드 세계화 2.0'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햇반을 비롯한 가공식품이 'K푸드 세계화 1.0'을 일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식 셰프들을 키워 세계인의 삶에 K푸드가 깊숙이 녹아들도록 'K푸드 세계화 2.0'으로 전략을 구체화했다.
CJ제일제당은 전문하교 설립에 앞서 한국의 젊은 셰프들이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수업료, 항공비, 숙박비 등 제반 유학 비용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에게 세계 음식의 다양한 조리법과 식자재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한식 레시피 등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K푸드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셰프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 교육 과정' 개설을 추진한다.
이 실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K푸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미래의 꿈이지만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처럼 세계인이 한국 식문화를 배우는 한식전문학교 설립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