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 제네릭 매출…보령, 동아에스티 상위권 올라
원외처방액 기준 10위권 밖이었지만…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성과 내
당뇨병 주요 플레이어 도약도 기대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보령과 동아에스티가 출시한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제네릭 제품이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성장하는 SGLT-2 억제제 분야에서 포시가가 큰 지분을 차지하는 만큼, 포시가 제네릭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두 회사를 시장에서는 주요 플레이어로 눈여겨보고 있다.
15일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월 보령과 동아에스티는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 제네릭 시장에서 1, 2위를 석권했다. 제품 매출액으로는 8400만원과 7200만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연내 원외처방액 기준으로는 매출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만큼 이번 성과가 돋보인다. 출시 후 첫달이지만, 원외처방에 강한 제약사로 알려진 한미약품, 종근당 등보다 좋은 성적을 낸 셈이다.
지난달 초 포시가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서 제약사들은 영업마케팅을 개시했다. 포시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해 대웅제약에서 판매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로 SGLT-2 억제제 계열에서는 선두를 달린다. 지난 7일자로 포시가 제네릭 특허가 만료됐고 지난 8일부터 포시가 제네릭 단일제 89개 품목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60개 품목, 총 149개 품목에 대한 급여가 적용되면서 제네릭 제품들이 일제히 출시됐다.
특히 보령과 동아에스티는 제품 출시 후 심포지엄을 여는 등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특장점을 살리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보령은 다른 제품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보령에 따르면 회사는 매출 연 500억원을 넘기는 당뇨병 제품 트룰리시티를 갖추고 있는데, 트룰리시티 판매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만성질환 전체 시장에서 신뢰도와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는 점 역시 비결로 꼽았다.
동아에스티는 '퍼스트 제네릭' 전략을 활용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을 이용했다. 포시가 물질특허가 만료되기도 전인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동아에스티는 포시가 제네릭인 다파프로10mg과 5mg을 발매한 바 있다. 이는 국내사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3~4개월 전이다. 주성분은 같지만 오리지널과 화학구조가 다른 프로드럭 제품이었기 때문에 물질특허를 회피할 수 있었고, 이른 출시는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출시 후 첫 달이지만 시장에서는 보령과 동아에스티를 당뇨병 시장에서의 주요 플레이어로 눈여겨보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중에서 SGLT-2 억제제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SGLT-2 억제제의 원외 처방액은 총 1723억원으로, 전년 1501억원 대비 약 15% 증가했다. 지난 2017년 5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이 2000억원 가까이로 커진 셈이다. 특히나 포시가는 자디앙, 슈글렛, 스테글라트로 등을 전부 포함한 SGLT-2 억제제 시장 전체에서 절반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단 오리지널 의약품의 높은 점유율은 국내 제약사 전체가 앞으로 넘어야 할 숙제다. 포시가 오리지널 제품 매출은 지난 3월 51억7800만원에서 지난달 46억92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제네릭 중에서 선두를 달리는 보령의 '트루다파'와도 매출액에서 약 56배의 차이를 보인다.
국내 제약사들은 만성질환 제품군을 탄탄히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이 종합병원에 랜딩하기 전에는 약사위원회(DC)를 거치게 된다. 이때 약사위원회는 제품을 패키지로 구매하기 때문에 다른 당뇨병 제품과 묶어팔 경우 해당 제약사의 포시가 제네릭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
만성질환 제품군을 잘 갖춘 제약사는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만성질환 제품군이 잘 갖춰져 있을 경우, 생동성 실험이나 제조를 좋은 공장에서 한다는 신뢰도가 있을 것"이라며 "영업 시에도 제품에 대한 설명자료나 팜플렛이 정교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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