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정보 교환' 정부조달 사업에 민간 참여 가능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과 캐나다는 15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간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를 공식 발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장관은 이날 방한 중인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협상 개시를 선언한 정보보호협정을 통해 양국 간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조속한 체결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5일 방한중인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3.04.15 [사진=외교부] |
양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캐나다 수교 60주년 ▲작년 9월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 ▲인도·태평양 전략 협력 ▲역내 및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과 캐나다가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협상 개시를 발표한 비밀정보보호 협정은 상대국과 교환되는 비밀정보(군사 및 방산 정보)를 자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주관부서는 한국은 국방부이며, 캐나다는 공공서비스 및 조달부다.
외교부는 이 협정의 기대효과에 대해 "비밀정보 교환이 수반되는 정부 조달 사업 입찰에 양국 민간 업체의 참여가 가능하다"며 "캐나다는 방산 등 비밀정보 포함 조달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상대국과의 보안규정(security instrument) 체결이 선결요건"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현재 미국과 독일, 프랑스, 호주 등 25개국과 조약 또는 약정을, 영국·싱가포르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한국과 캐나다가 지난 99년 체결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와 새롭게 체결될 비밀정보보호협정은 병존하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GSOMIA 상 비밀정보 교환 주체는 양국 정부로 제한돼 있으나, 별도 협정 체결을 통해 정보교환 대상에 방산 협력 시 필수적인 민간 계약자까지 포함된다"며 "우리의 경우 군사 및 방산정보를 국방부가 총괄 관리하나, 캐나다는 군사정보는 국방부가, 방산정보는 조달부가 각각 관리함에 따라 방산협력을 위해 조달부와 별도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협정의 공식명칭과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협상 과정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박 장관은 회담에서 "올해가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지만 양국은 수교 전부터 교육, 보건 등에서 의미있는 인연을 이어왔다"며 "작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계기 이루어진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지난 9월 양국 정상 간 합의한 '한-캐나다 2+2 고위급 경제안보대화'가 양국 간 다양한 경제안보 이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올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적극적인 실무협의를 통해 2+2 대화를 내실있게 준비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핵심광물은 배터리,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핵심 품목의 필수소재로, 세계적인 광물 생산국인 캐나다와의 핵심광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민간 간 협력 확대를 지원함과 동시에 양국 제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핵심광물 협력 MOU가 빠르게 체결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했다.
아울러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양국 청년들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양국 간 교류협력 확대에 기여하는 중요한 협력 틀이라고 평가하며, 워킹홀리데이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양국 인적 교류를 확대해나가자고 공감했다.
또한 양국 인태전략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 증진을 공통 분모로 하고 있으며, 중점 추진 분야도 중첩되는 만큼, 협력의 여지가 다대하다고 평가하고, 특히 양국 인태전략 모두 북태평양 협력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북태평양 규칙 기반 질서 수호를 위한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
박 장관은 최근 한일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 해법 발표와 약 12년 만의 한국 대통령 방일로 양국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한국 정부의 해법 발표 후 캐나다측에서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준 데 사의를 표했다.
졸리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용단을 높이 평가하며, 이러한 관계 개선 노력은 북태평양 및 더 넓은 지역에서의 평화, 안정,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올해 들어 2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이어 전날 신형 고체 ICBM을 발사하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지속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한편, 북한 도발 감행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이 긴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지난달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의 실상을 더 잘 알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졸리 장관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달성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대북 제재 공조에 대한 캐나다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 인권 실상을 더 알리기 위한 한국 정부 노력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적극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 장관은 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에 기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외교적, 경제적 노력을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기로 했다.
박 장관은 한국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인권, 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한국이 공동주최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캐나다 트뤼도 총리가 화상으로 참여해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졸리 장관은 트뤼도 총리의 회의 참여는 양국이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계기였다며, 이 외에도 양국이 인권, 환경 등 주요 국제 이슈에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나가자고 언급했다.
양 장관은 회담 후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해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사찰음식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양 장관은 오찬 중 음식, 스포츠, 음악 등 양국 문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인적교류와 함께 양국 문화교류가 증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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