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은행 등 1개월 만기 적금 상품 잇따라 출시
은행, 고객 단기상품 니즈 반영…부동자금 흡수 기대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시중은행들이 '초단기' 1개월 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한다. 초단기인 상품인 만큼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은행 입장에선 시중 부동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하나 타이밍 적금'을 리뉴얼해 '1개월' 만기 상품을 선보인다. 1개월 만기는 연 3.95%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2일부터 1개월 만기 설정이 가능한 'KB 특별한 적금'을 출시한다. 1개월 만기 최고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6%가 적용된다.
앞서 지난 3일 IBK기업은행은 'IBK D-day 적금'을 개편해 최소 가입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한 3.45% 상품을 내놨고, 케이뱅크도 기존 상품인 '코드K 자유적금'의 가입 기간을 다양화해 1개월로 선택할 경우 연 3.3%의 이자를 지급한다. 신한은행 등 타 시중은행도 이달 중에 초단기 적금을 내놓을 예정이다.
1개월 초단기 적금이라 가입 기간이 짧아 이자 혜택이 크지는 않다. 가장 금리가 높은 'KB 특별한 적금'의 경우 월 최대 불입액이 30만원으로 세후 이자는 1300원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타이밍 적금'의 월 최대 납입한도는 65만원이고,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은 월 총 불입액은 30만원이다. 한 달 내에 각 은행별로 총 불입액 한도 내에서 계좌로 횟수와 상관없이 입금하면 된다.
하지만 은행들이 이 같은 초단기 적금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고객들의 단기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고, 은행들 역시 크지는 않겠지만 시중 부동자금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금리 상승과 주식·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가계는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주로 예금에 넣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저축성예금은 82조2000억원에서 182조9000억원으로 급증한 반면 2021년 20.8%에 이르렀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은 2022년 17.8%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초단기 상품에 큰 돈이 몰리지는 않겠지만시중 부동자금이 흘러다니다보니 은행에선 시중 유동성을 잡으려는 측면이 있고, 고객들의 단기상품 니즈도 있다"면서 "고객들은 적금 상품의 단순한 이자를 넘어 짧은 기간 동안 자산을 모아가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파킹통장 인기가 이어졌고 그런 추세가 초단기 적금 상품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짧은 호흡으로 가다보니 고객들이 단기상품을 많이 찾게되고 파킹통장과 비교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초단기 적금 상품 출시는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은행 적금 최단 만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기관 여수신이율에 관련 규정'을 가결하면서 가능해졌다. 적금 최소 가입기간이 단축된 것은 지난 1995년 11월 이후 27년 만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