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진해 군항제 포스터 10년 이상 직접 그린 유택열
통영 바다 이미지로 자신의 고유한 정신세계 견인한 전혁림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경남 추상미술의 두 거장 '유택렬 · 전혁림 2인전'이 제 61회 군항제를 맞아 군항제 특별전으로 3월 24일 오프닝부터 시작하여 4월 3일까지 문화공간 흑백에서 열린다.
근대 미술사에서 추상미술의 선구자 역할을 한 두 작가는 이미 1959년과 1960년 생전 두차례 2인전을 개최한 적이 있다.
안성영 문화공간 흑백운영협의회장은 "두 분이 다시 흑백이라는 공간에서 2인전을 열게 된 것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며 "특히 이번 전시회에 가야특수강 임호건 대표가 소장하고 있는 전혁림 화백의 작품이 출품되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3 군항제 특별전 리플렛 2023.03.31 digibobos@newspim.com |
유택렬 화백의 제자 김해동 국림창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전통기호와 정신의 융합'으로 만들어 낸 추상미술의 두 거장전"이라 성격을 규정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생전의 유택렬 화백 2023.03.31 digibobos@newspim.com |
유택렬 작품은 고향 북청에서 목격한 무속신앙의 부산물인 부적(符籍)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작가는 초기에 토템, 돌멘 그리고 디아스포라적 서사를 중심으로 한민족의 혼을 구상과 추상표현주의적으로 구현했다. 이후 늘 병행해 오던 먹작업에 추사의 거칠고 조야한 서체의 형식구조를 차용하여 사람의 혼을 빼어 놓은 듯한 옵티미컬한 상황을 절개함으로써 자신의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유택렬, 부적에서 먹, 100호(1990) 2023.03.31 digibobos@newspim.com |
작가의 이러한 조형에 대한 실험정신과 실향민으로서의 애환은 전통의 기호와 정신을 현대세계와 융합하려는 고귀한 정신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전혁림(1915-2010) 작품의 모티브는 한국 전통 규방문화인 조각보와 베겟모를 비롯한 자수품에 있다. 짜투리 천을 이어 붙여 만든 보자기는 화려한 색면 대비로 추사적 기호를 표상하고 있다. 작가는 초기에 통영 일대의 자연 풍광이나 여체를 중심으로 작업을 해오다 1980년 중년 이후 한국 전통문양의 패턴을 중심으로 추상미술로 이행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생전의 전혁림 화백 2023.03.31 digibobos@newspim.com |
자신이 나고 자란 통영 바다의 이미지를 화면에 파편화시켜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자신의 고유한 정신세계를 견인했다. 지역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한 작가로 근대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경이로운 족적을 남겼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전혁림 회고전은 서울 압구정 K현대미술관에서 지난해 12월 3일 열려 오는 7월 2일까지 개최된다. [사진=K현대미술관 인스타그램] 2023.03.31 digibobos@nwspim.com |
이번 전시는 4년 만에 열리는 진해 군항제 기간에 열린다. 유택렬 화백은 진해 군항제 포스터를 10년 이상 직접 그리고 군항제에 각종 문화행사를 주도한 작가로 군항제 기간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각별한 의미를 남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중섭을 비롯해 윤이상, 조두남, 유치환, 서정주, 김춘수, 전혁림 등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던 흑백다방 자리의 '문화공간 흑백'의 봄날 [사진=흑백] 2023.03.31 digibobo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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