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위주 거래 증가…서울 아파트 거래 두달 연속 1000건 넘어
집주인들, 매물 호가 높이고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 제시
"급매물 소진 이후 거래 얼어붙을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해부터 쏟아져 나온 아파트 급매물 거래가 소진되면서 내 집 마련을 희망하던 실수요자들의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다.
집값 낙폭이 둔화되면서 매수를 고려하던 단지에서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거나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어서다.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대거 소진되면서 아파트 호가는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매도·매수인의 희망가격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거래량이 회복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가격이 오르는 반등 거래나 호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mironj19@newspim.com |
◆ 아파트 거래량 증가 추세…집주인 호가 높여
지난해 말부터 급매물 위주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두달 연속 1000건을 넘어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1506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4% 증가한 수치다. 올해 1월 역시 1417건으로 전년 대비 2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집값 하락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가격은 0.24% 하락해 전주(-0.26%) 대비 하락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서울의 경우 3주 연속 하락폭이 축소됐다.
올해 초 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거래량이 늘고 낙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내 집 마련을 희망하던 실수요자들은 마음이 조급해진 상태다. 집주인이 매물 호가를 높이거나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단지 위주 아파트들은 호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59㎡는 지난 1월 12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매물 호가는 12억7000만원에서 16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 8억9999만원에 거래된 서대문구 '힐스테이트신촌' 전용 59㎡는 현재 11억~13억원대 매물이 올라와 있다.
송파구 '레이크팰리스' 전용 59㎡는 지난달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매물 호가는 실거래가에 맞춰 14억9000만부터 부르고 있다. 직전 거래보다 4000만원 높인 것이다. '올림픽훼미리타운' 전용84㎡는 지난달 15억~16억원대로 거래됐으나, 현재 올라온 매물 호가는 17억~19억원대로 형성돼있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규제 완화에 따른 거래량 증가로 집주인들이 직전 거래보다 호가를 높여서 내놓고 있다"면서 "급매인 경우 높인 호가에서 다소 낮춰 조정하긴 하지만 직전 거래보단 조금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급매물 소진 이후 거래 얼어붙을 가능성 ↑"
급매물 소진에 따른 거래량 증가로 호가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매도인은 호가를 올리고 매수인은 집값을 깎으려는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 L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급매물이라 문의는 많이 들어오지만 3~4달 전과 호가가 크게 차이나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급매물이라도 3000만~4000만원 이상 호가가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급매물이 아닌 경우에는 직전 거래와 비교해 1억원 이상 호가를 높인 경우도 있다"면서 "매수인들의 경우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직전 거래보다 높은 금액으로 거래를 하려고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동산거래 활성화에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급매물이나 저가매물이 소진될 경우 거래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거래 자체가 급매나 저가매물이라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거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다만 저가 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이 반등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다시금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까지 집값 하락에 대한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