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울진산불 1년 현장르포] "내 집서 하루라도 살다 죽어야 할텐데..."

기사입력 : 2023년03월04일 23:51

최종수정 : 2023년03월04일 23:5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울진 화동마을 전호동 이장 "어르신들 소원, 죽기 전에 내 집에서 사는 것"
보금자리 앗긴 118가구 중 17가구 새 집지어 복귀· 나머지 임시주택 기거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3월4일. 경북 울진사람들에게 이날은 두번 다시 오지말아야 할 악몽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4일은 기록된 산불 역사 중 '최장시간 연소'와 '최대 규모 피해'를 남긴 '울진산불'이 발화한 지 꼭 1년 째 되는 날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1년 전인 지난 해 3월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발화한 '울진산불'로 잿더미로 변한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2023.03.04 nulcheon@newspim.com

1년 전 이날 오전 11시 17분쯤. 울진군 북면 두천리의 한 야산에서 발화한 산불은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울진 북부권을 화염으로 뒤덮었다.

화마는 9박10일간 울진의 북서권역인 북면과 죽변면, 울진읍, 금강송면 등 4개 읍면의 삶의 보금자리와 자연자원을 초토화시켰다.

산불은 원자력발전소 안으로까지 확산돼 진화당국과 주민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331세대 468명이 삶의 보금자리를 앗긴 채 '산불 이재민'이라는 낯 선 이름으로 거리로 내 앉고 축구장 2만개 크기규모인 1만4140ha의 산림이 한 줌 잿더미로 변했다.

울진사람들을 먹여살리던 소중한 자원인 송이산 1500여ha가 초토화되고 농·축·수산업 시설 1900여건이 소실됐다.

'울진산불' 1년이 지난 4일 현재, 보금자리를 앗기고 조립식 임시주택으로 거처를 옮긴 이재민 181가구 중 17가구 만 새로 집을 지어 복귀했다.

나머지 164가구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울진군이 마련해 중 8평 규모의 조립식 임시주택에서 힘겹고 불편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울진산불' 발화 첫날인 1년전 3월 4일 낮 12시쯤 막 점심준비를 하던 중 들이닥친 화마에 쫒겨 허둥지둥 피신하면서 마을 전체가 잿더미로 변한 북면 신화2리 '화동(花洞)'마을로 오르는 길에 아름드리 솔숲은 간데 없고 초고압 송전탑만 하늘을 찌르듯 서 있다.

마을로 오르는 입구 산 아래에서 포크레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산불피해지역 복구위한 긴급 벌채작업을 위해서다. 화마에 반쯤 그을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산처럼 쌓여있다.

화동마을을 지켜 온 마을신인 성황당이 위치한 산에는 흡사 타다 만 숯덩이처럼 뭉턱뭉턱 잘려나간 소나무 밑둥만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다.

화동마을 초입에 서 있는 성황목(城隍木)이 검은 숯덩이처럼 반 쯤 탄 채 용케도 푸른 잎사귀를 달고 서 있다.

신체(神體)에 금줄을 달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보금자리를 앗기고 임시주택으로 내몰린 화동마을 주민들이 경황없는 생활 속에서도 지난 정월대보름을 기해 마을제사(동제)를 지낸 것으로 짐작된다.

성황당을 지나자 1년 전 '울진산불'의 처참했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화동마을을 둘러싼 송림은 검게 그을린 밑둥치만 드러낸 채 시커먼 탄화재가 그대로 남아 있는 민둥산으로 변했다.

잿더미로 변한 주택들의 처참한 잔해들은 모두 말끔하게 치워진 상태이나 여전히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던 야산들은 검은 토양으로 변한 채 1년 전 그날의 참담을 보여주듯 황량하다.

마을 주변 언덕 밭에 퇴비들이 드문드문 놓여있다. 보금자리는 앗겼지만 생업인 농사는 지어야할 터이다.

마을회관 앞으로 이재민들의 조립식 임시주택이 1년 전 모습 그대로 서 있다.

임시주택 앞에 마을 주민 서 넛이 앉아 있다. 탁자 앞에는 술잔이 놓여있다.

"오늘 산불이 난지 꼭 1년째 되는 날이니더. 1년 전 오늘을 다시는 생각조차 싫지만 연로한 주민들 모시고 점심식사를 함께 나누고 울적하고 심란한 마음에 몇몇 모여 술 한잔 하고 있니더."

마을 이장 전호동(53)씨가 붉어진 눈시울로 "술 한잔 하시라"며 권한다.

"오늘이 꼭 산불이 난지 1년째 되는 날이시더.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날이지만 그래도 마을 어르신들 모시고 한자리에 모여 점심식사를 함께 했니더."

전 이장은 산불 1년 째 되는 날, 어르신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주민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점심식사를 나눴다며 소주를 한 잔 털어 넣는다.

"산불이 들이닥친지 1년이 지나도록 새 집을 언제 지을지 기약도 없니더. 산불이 나고 행정에서 '산불 피해 공동체마을'을 조성한다 해서 개별적으로 집을 새로 짓지도 못하고...환경영향평가인가 뭔가를 받아야 한다며 올해 7월 쯤 기반조성공사를 한다하는데...우리 주민들은 이제나 저제나 행정만 쳐다보고만 있니더."

"우리마을 어르신들 모두가 팔순과 구순을 넘은 분들이시더. 이 분들 소원이 '죽기 전에 내집에서 하루라도 살다가 세상을 마감하는게 꿈'이시더. 여기 임시주택에 기거하다가 세상을 버리면 이게 객사아입니까."

전 이장이 화마에 앗긴 집터 쪽을 보며 눈가를 훔친다.

마을회관 안에 '안노인(여성노인)'들이 윷판을 사이에 두고 둘러앉아 윷놀이를 하고 있다.

안부를 묻자 "하루라도 빨리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입을 모은다.

"이제 우리가 살몬 얼매나 더 살겠니껴? 내 집터에 새 집짓고 하루라도 내 집에서 살다가 죽는데 소원이시더."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 발생 1년째인 4일, 당시 산불로 삶의 보금자리를 잃고 낯 선 조립식 임시주택에서 1년째 기거하고 있는 주미자 신화2리 화동마을 노인회장이 "하루라도 빨리 내집터에 새집짓고 살고 싶니더"라며 화마에 앗긴 집터를 바라보고 있다. 2023.03.04 nulcheon@newspim.com

화동마을 주미자(여, 80) 노인회장이 화마에 앗긴 집터를 가리킨다.

"산불 나기 전에는 옛날 집이지만 그래도 마당에 '된(뒤란)'에 장독대며 세간살이 놓고 너르게(넓게) 살다가 임시주택서 1년 살아보니 갑갑해 못살겠니더. 그릇이고 뭐고 놔둘데가 없니더. 우리 동네 사람들은 잠만 임시주택에서 자고 하루종일 마을회관서 함께 밥해묵고 지내니더. 하루라도 빨리 내 터에 집짓고 살고싶니더."

윷놀이를 하던 할머니 한 분이 "밭 설거지를 하러간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지난 가을에 거둔 들깻대를 치워야 감자씨도 묻고 고추모종도 심고, 마늘밭에 웃거름도 줘야할 터이다. 

1년 전 이날 화동마을 23가구는 삽시간에 들이닥친 화마에 3가구만 남은 채 마을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다.

당시 행정당국은 산불 복구를 통해 신화2리 화동마을을 '산불재난을 극복한 희망공동체' 마을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마에 쑥대밭으로 변한 마을을 번듯한 마을 기반조성을 통해 '울진산불' 복원의 상징적 마을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후 경북도와 울진군은 신화2리 마을 기반조성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로 등 공공시설 조성 부지 확보에 따른 주민 협의 등이 난항을 보이면서 당초 일정보다 지연됐다.

울진군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말쯤 기반조성위한 기본설계를 마치고 현재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어 본 설계 용역을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쯤 기반조성사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스키즈, K팝 첫 美 빌보드 8연속 정상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테이프 '두 잇'(SKZ IT TAPE 'DO IT')'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K팝 최초 '빌보드 200' 8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빌보드의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12월 6일 자 '빌보드 200'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빌보드 200 8연속 1위를 차지한 그룹 스트레이 키즈. ryuchan0925@newspim.com 이로써 스트레이 키즈는 자체 기록이었던 K팝 최초 7연속 1위를 넘어, 통산 8연속 1위를 달성하게 됐다.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3월 미니 6집 '오디너리'를 시작으로 미니 7집 '맥시던트', 정규 3집 '★★★★★(5-STAR)', 미니 8집 '락스타', 미니 9집 '에이트', 스페셜 앨범 '스키즈합 힙테이프 - 합(SKZHOP HIPTAPE - 合 (HOP))', 그리고 지난 8월 발표한 정규 4집 '카르마'까지 연이어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해왔다. 1956년 3월 시작된 '빌보드 200' 약 70년 역사에서, 첫 1위 진입 이후 여덟 작품을 연달아 정상에 올린 아티스트는 스트레이 키즈가 최초다. moonddo00@newspim.com 2025-12-01 10:53
사진
국힘 운명 걸린 2일 추경호 영장심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2일 당 진로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다. 추경호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은 물론 당의 운명이 결정된다.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히느냐, 아니면 희망의 출구를 찾느냐는 영장 발부 여부에 달렸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혀 사실상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도 요원해진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상계엄 이후 1년간 계속된 수세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다. 대대적인 역공이 가능해져 지방선거에서 한판 승부를 겨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총에서 의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추 의원의 구속 여부는 비상계엄 1년을 맞는 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에 협조했는지 여부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에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이유다. 추 의원 구속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추 의원)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의원 총회) 장소를 변경한 것이 확인되면 내란의 중요 임무에 종사한 내란 공범"(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인지가 가려지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법리적으로도 위헌 정당 해산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그만큼 정치적 파장은 엄청나다. 구속 여부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한 당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추 의원 영장 심사는 2023년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 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 대통령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의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구속 심사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영장 심사를 받는 추 의원과 닮은꼴이다. 당시 이 대통령에 대해 영장이 발부됐다면 이 대통령은 구속됐을 것이고 민주당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 것이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대통령은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했고, 민주당도 살길을 찾았다. 추 의원과 국민의힘도 구속 여부에 따라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다. 우선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해 대대적인 내란 정당 공세를 펼 것이다. 내란 정당 심판론은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추 의원이 구속되면 당시 지도부에 속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은 1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도 사법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내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이미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배현진, 김재섭 의원 등 소장파 의원은 당 지도부에 사과 메시지를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20여 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진정 끊어야 할 윤석열 시대와는 절연하지 못하고 윤어게인, 신천지 비위를 맞추는 정당이 돼서는 절대로 절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다"며 "윤석열 시대와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당원 게시판(당게)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 게시판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당을 퇴행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당게 논란과 사과 반성 메시지 불협화음이 맞물리면서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히고 여기에 당내 갈등까지 겹치면 중도층 공략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상당한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완전히 탈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프레임은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에 대한 공격에 나서겠지만 내란 정당 공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일단 기사회생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여권에 대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3대 특검을 앞세운 민주당의 내란몰이가 입증됐다고 여권을 몰아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가 당내 갈등을 털어버리고 중도 공략에 나설 경우 지방선거 구도를 혼전 구도로 만들 여지도 없지 않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적어도 연말 연초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권은 물론 지방선거 구도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leejc@newspim.com 2025-12-01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