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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⑧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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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사 20주년 특별기고

아일랜드의 현대사는 참으로 다루기 무거운 주제이다.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아이리쉬의 디아스포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안들을 꼼꼼하고 치밀하게 되짚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필자도 이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두려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간 많은 학자와 전문가, 언론인들이 다각적으로 깊이분석하여야만 이해가 되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하면서, 현재까지 온 상황을 한 번은 정직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슬픈 사실이지만 아일랜드가 그 주권을 영국에게 빼앗긴 기간은 이럭저럭 800년의 세월이다. 원래 족장들이 각각의 지역을 다스리고 있고 이들을 연합하여 지배하는 상왕(High King)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아일랜드 섬은 1169년 앵글로 노르만 족의 침입으로 영국의 지배 하에 있게 된다. 그 후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왕비도 많았던 헨리 8세가, 당시 대륙에서 기독교의 부패를 대범하게 지적했던 마르틴 루터와 죤 칼방 등의 종교 개혁자의 물결에 무임 승차하여 잉글랜드 교회(Church of England, 성공회)를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분리시키고 천주교를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이 박해는 영국과 아일랜드에 소재한 모든 수도원의 해산과 성당 재산 몰수부터 시작하여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개신교도들이 아일랜드의 얼스터 지방 (Ulster, 지금의 북 아일랜드 영토와 거의 동일)에 정착하게 되는 식민지 정책으로 이어진다. 이후 크롬웰과 의회주의자들에 의해 영국이 잠시 의회주의 공화국으로 바뀌자 아일랜드에서의 가톨릭 신자들의 핍박은 더욱 가세가 되고, 당시 아일랜드 인구의 5분의 1이 전쟁과 기아와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참극으로 이어진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설상가상으로 17세기 내내 천주교인들에게 불평등한 형벌(Penal Laws)들이 제정되어 가톨릭 교도이면 아일랜드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공직을 가질 수도, 재산을 소유할 수도 없는 등 일방적으로 불리한 종교 탄압이 18세기까지도 이어졌다.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였던 아일랜드 국민에게 가하여진 핍박이었으니 그들에게는 재산도 권력도 취할 기회가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19세기 중반의 감자 역병 대기근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 역시 이들일 수 밖에 없었다. 반면에 아일랜드 섬의 북동편 귀퉁이 북 아일랜드 지역에 몰려 살고 있었던 대부분의 개신교도들은 18~19세기의 산업 혁명의 경제 혜택이 바로 그들의 삶으로 전달되어 조선 공업, 마직 섬유 산업 등의 발달과 함께 삶의 질이 영국 본토와 보조를 맞춰가고 있었다.

즉, 종교적인 차별로 시작된 한 민족에 대한 불평등이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커다란 인권적이고 경제적인 격차를 가져오고 만 것이다. 지금도 간간이 보이는 이 인간 비극에 가슴이 아픈 이유는 가장 순수하고 심오하여야 할 종교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을 분리시키고 가르는 프레임 뿐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더더욱 가슴 아픈 것은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 동일한 천주 하나님을 믿고 있는 신앙이며 공통적인 핵심 사상이 희생적인 사랑을 통한 백성의 구원이라는 것을 뻔히 앎에도 불구하고 이 모순된 차별을 이들이 계속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 논리로만 따지자면 1916년 아일랜드의 부활절 항쟁 이후 이어진 내전에서 당시 인간의 기본권을 빼앗기고 가난에 허덕였던 가톨릭 신자가 다수인 아일랜드 대부분의 지역이 영국으로부터 자주 독립을 얻기 위한 투쟁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였다. 반면 자신들의 생활권이 보장된 북 아일랜드의 사람들이 영국 연방에 귀속되고자는 하는 의지를 밝히는 것도 그리 이상하다고 여길 수는 없다.

그리하여 1922년에 체결된 영국-아일랜드 조약(Anglo-Irish Treaty)에 의하여 북쪽의 6개 카운티는 스코틀랜드, 웨일즈, 잉글랜드와 동등한 위상으로 영국에 귀속되는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로, 나머지 26개 카운티는 영국으로부터 독립된 아일랜드 자유국(Irish Free State)으로 분리되고 만다.

아일랜드 공화군(IRA)의 등장과 폭력 투쟁

이 조약으로 성향과 경제적인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북아일랜드가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개신교 다수 사람들 틈 속에 소수의 가톨릭교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민주주의에 의거한 다수결의 원칙을 실행하면서 소수 의견을 존중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수에 대한 차별과 이들을 내쫓고자 하는 폭력 행위가 곧바로 북아일랜드에서 시작되었다. 안 그래도 아일랜드의 통일을 염원하며 혹독한 내전을 치른 민족주의 노선의 아일랜드 공화군(Irish Republican Army, IRA)은 소수의 카톨릭 교도들이 핍박받는 데에 분개하여 북아일랜드에 사는 다수 개신교도들에 대해 역시 동일한 폭력으로 대항하였다. 이로써 아일랜드 내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제 이웃 간의 피흘림이 북아일랜드에서 계속된다.  

다시 말해 역사적으로는 초기에는 종교의 탄압으로, 그리고 잉글랜드 민족이 아일랜드 민족을 이등국민으로 강등시키는 차별 정책이 400여년 동안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그 본래의 원인을 잊고 아일랜드 민족 간의 인권 탄압과 기득권의 유지를 비롯한 정치·경제·사회 문제로 고착화되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모든 문제들이 폭력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아이리쉬인들 때문에 한정 없이 그 비극이 계속되고 이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름하여 북 아일랜드 분쟁 (The Troubles)이다. 이는 1960년대 말부터 약 30년간 아일랜드 통일을 목적으로 구성된 준군사조직(paramilitary group)인 IRA, 친영 준(準) 군사조직인 얼스터 의용군 (Ulster Volunteer Force, UVF), 그리고 이들간의 무력 살상을 막기 위하여 파견된 영국군과 왕립 얼스터 경찰 (Royal Ulster Constabulary, RUC) 등 네 개의 집단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아일랜드의 참극이다. 이 과정에서 생명을 잃은 사람이 3500여명, 부상을 입은 자들이 4만명 이상이었으며,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사람 누구든 사상자의 가족 또는 친분이 없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 비극을 피한 사람은 사실상 아무도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피의 일요일' 당시 영국군이 데리 주민들을 진압하는 모습. [사진=목헌 교수 제공]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라면 1972년 1월 30일 벌어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을 들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영장없이 피의자를 강제 구금할 수 있었던 북아일랜드 당시 이 제도를 반대하며 인권 평등과 회복을 되찾고자 데리(Derry)시의 시민이 평화 시위를 하던 중 영국군이 무차별 발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결과로 13명이 즉사하고 부상자 중 1명이 후일 사망하여 총 14명의 사망자를 가져왔다. 북아일랜드 분쟁 기간 중의 가장 어두운 나날 중의 하나로 기억되는 이 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사가 있었으나 영국군 공수여단의 진압이 정당하였다는 정부 옹호 결론만 나오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26년 후인 1998년에 토니 블레어(Tony Blair) 총리에 의해 이 사건은 재조사에 들어갔고, 그로부터 12년 후인 2010년 데이비드 카메론(David Cameron) 총리는 공식적인 정부의 깊은 사과를 의희에서 발표하면서 영국군의 과잉 폭력 진압으로 데리의 시민이 부당하게, 그리고 일체 정당화될 수 없는 방식으로 희생 당하였음을 선언하였다.

한편 1981년의 메이즈(Maze) 형무소에서 일어난  IRA 소속원들의 단식 투쟁도 언급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대 초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IRA테러범들은 전쟁 포로로 간주되어 다른 재소자들처럼 죄수복을 입지 않고 강제 노역에 가담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함으로써 형무소 내에서도 IRA 소속원들간의 지휘 명령 체계가 유지됨을 본 영국 정부는 1976년 부터 전쟁 포로 특별 대우를 없앴으며, 이에 반발한 재소자들은 모포 투쟁(Blanket Protest)을 시작으로 여러 방식의 투쟁을 하다가 1981년 3월 부터는 연쇄 단식 투쟁에 들어간다.

단식을 최초로 개시한 사람은 IRA 지휘관 출신 보비 샌즈 (Bobby Sands)였는데, 이 와중에 북아일랜드에서 영국 하원 의원 보궐 선거가 발생하여 후보로 등록하고 민주적으로 옥중 선출되기도 했다. 샌즈로 시작된 단식 투쟁은 총 23명까지 늘어갔으며 66일만에 사망한 샌즈를 포함하여 총 10명의 IRA (또는 유사조직인 INLA) 소속 재소자들이 아사하게 되었다.  당시 들끓는 여론과 정치적인 논쟁 속에서도 마가렛 대처 총리 정부는 무력 집단과는 어떠한 협상도 완강하게 거부하였으며 평화적이고 정치적인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암시하였다.

보비 샌즈를 추모하는 벨파스트의 벽화. [사진= Wikimedia Commons]

이에 대항해 IRA 는 오히려 무장 폭력 테러의 수위를 높이고 대처 총리에게 복수를 하고자 영국 보수당의 1984년 전당 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의 해변 휴양 도시인 브라이튼에서 대처 및 영국 내각이 숙소로 삼고 있었던 그랜드 호텔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였다. 새벽에 터진 폭탄에 5명이 사망하였으며 당시 호텔 방에서 집무를 보고 있었던 대처 총리는 다음 날 아침 예정된 전당 대회 연설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붕괴하는 테러를 부정하는 영국인의 의지는 그 어느 누구도 굽힐 수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이는 IRA의 의도와는 정 반대로 대중의 지지를 얻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노벨상에 및나는 아일랜드 펑화주의 활동

다행히 서로가 서로를 폭력과 억압으로 맞대응하는 시도만큼이나 눈앞에 전개되는 이 비극을 종료시키기 위한 노력 역시 수 없이 많았다. 1976년 한 IRA 소속원이 운전 도중 영국군의 총격을 맞고 즉사하면서 그 자동차가 인도를 침범해 마침 걸어가고 있던 어머니와 세 자녀를 덮쳐 자녀들 모두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이를 직접 목격했던 33세의 베티 윌리엄스, 그리고 목숨을 잃은 어린 세 아이의 이모였던 32살의 메어리드 코리건은 1만여명의 천주교와 개신교 여성들과 함께 평화의 행진을 시작했다. 이어 3만 5000여명의 '평화를 위한 여성회 (Women for Peace)'의 행진을 벨파스트 시에서 개최하게 된다. 그 이후 여성들에게만 제한되지 않는 운동이다 보니 그 이름이 바뀐 '평화인 공동체 (Community of Peace People)' 는 계속하여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위하여 시위를 하게 되었고 이듬해 1976년에 윌리엄스와 코리건은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하게 된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도주의와 만민 평등을 염원하는 아일랜드 국민들은 한동안 묵묵히 목도하기만 했던 비극의 연속과 혼몽과 좌절의 대물림을 끊고자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 시작하게 된다. 그 연장선으로 외교적인 차원에서도 북아일랜드의 문제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리쉬 민족 및 미국 그리고 유럽연합(EU) 등이 함께 풀어 가야할 숙제임을 깨닫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북아일랜드 정부가 아일랜드 정부의 자문을 받으며 북아일랜드 국민의 과반수의 찬성이 있을 시에 아일랜드 섬의 통일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영국-아일랜드 협정(Anglo-Irish Agreement)을 1985년 영국의 대처 총리와 아일랜드의 가렛 피츠제럴드 총리가 체결하게 된다.

* 목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 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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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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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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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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