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재에 식각기 수입 막혀
올해 말 완공 예정이던 우한 2공장 연기 불가피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무섭게 추격하던 중국의 YMTC(창장춘추, 長江存儲)의 생산라인 증설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 영향으로 최근 들어 YMTC의 반도체 장비 발주 물량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고 텐센트뉴스가 14일 전했다. 실제 중국의 로컬 반도체장비 업체인 북방화창(NAURA, 北方華創)이 올해 YMTC에 공급하기로 예정됐던 물량은 70%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YMTC는 현재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월간 웨이퍼 10만장 규모의 낸드플래시메모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한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우한2공장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인해 장비 수입이 차단되면서 완공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상태다.
YMTC는 지난해 11월 232단 낸드 제조에 성공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YMTC의 232단 제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YMTC는 여세를 몰아 300단대 낸드 생산에 도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증설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사진=YMTC 홈페이지] |
YMTC의 증설에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반도체 장비 중 식각(에칭) 장비다. 현지 한 업계 관계자는 "YMTC는 반도체 공정 핵심 장비인 노광기(리소그래피)를 미리 구매해 놓은 상태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나, 식각기는 공급이 막혀 있다"고 설명했다.
식각기는 3D 낸드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로 꼽힌다. 식각기는 미국의 램리서치와 AMAT,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등 3사가 글로벌 시장 90%를 과점하고 있다.
YMTC는 그동안 램리서치로부터 첨단 식각기를 구매해왔으나, 미국이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에 대한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제조용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시켰다.
이에 YMTC는 미국 업체 대신 일본 도쿄일렉트론으로부터 식각기를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도쿄일렉트론으로부터의 장비 수입마저도 장애가 발생했다.
YMTC는 식각기 대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해왔으며, 비핵심 공정의 식각기는 중국 로컬 업체의 제품으로 충당해왔다. YMTC의 2021년 발주 자료에 따르면 YMTC는 식각기 379대를 발주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램리서치가 낙찰받았고, 로컬 업체인 중미반도체(AMEC, 中微半導體)가 50대, 북방화창이 24대를 각각 낙찰받았다.
식각기 수입이 막히면서 이에 동반해 로컬 식각기 발주 물량도 대거 취소되고 있는 것. 게다가 식각기는 신규 라인 건설에도 필요하지만, 현재 생산라인의 유지에도 필요한 장비다. 때문에 식각기 수입이 막힌 YMTC는 증설은 물론 현재 라인의 가동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YMTC는 지난달 약 10%의 종업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