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억 약정, 李 배임 동기로 판단
실소유주 의혹도 재점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앞두고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428억원의 행방과 실소유주 관련 의혹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전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 428억의 사용처와 실소유주를 확인함으로써 이 대표에게 적용된 배임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01 leehs@newspim.com |
검찰은 배당금 428억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나눠 갖기로 약정해 이 대표를 위한 정치자금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약정이 사실일 경우 이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을 하면서 민간사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는 배임 혐의를 일으킬 동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도 다시 불거지고 있어 검찰은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부분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실소유주 의혹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나오는데 이로 인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이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검찰은 녹취록에 거론된 '그 분'을 이 대표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본인이라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소환조사하면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의 100% 출자회사이고 화천대유의 주주는 김만배 씨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남욱 변호사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만배는 당시 사업비로 들어갈 돈을 정진상의 동의를 받고 천화동인 1호에서 대여받아 사용했다고 말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실소유주라면 정 전 실장의 동의를 받고 천화동인 1호의 자금을 쓸 이유가 없는만큼 실소유주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모양새다.
검찰의 요구대로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표가 소환조사를 문제삼아온 만큼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로 인해 검찰이 대장동 일당들을 통해 혐의 관련 정황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하더라도 혐의 입증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주변인, 관계자를 대상으로 혐의 다지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배임 혐의의 경우 천화동인 1호 관련 의혹이 쟁점으로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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