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체제' 첫 부회장 승진
삼성ENG '적자→흑자전환' 선봉장
삼성重 지휘봉 잡자마자 플랜트 수주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삼성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최성안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내려진 특명이다.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단행된 첫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중공업을 살려낼 구원투수로 최성안 부회장이 발탁됐다.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 내 유일한 적자기업이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한 업계 '마이다스 손'을 다시 한번 투입된 것. 최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다시 한번 흑자 전환 신화를 일궈낼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최성안 부회장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1960년인 최 부회장은 마산고등학교,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최 부회장은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과 인연을 맺어 화공사업팀, 정유사업본부를 거쳐 조달본부장·플랜트사업1본부장을 지내며 업계 잔뼈가 굵은 '플랜트통(通)'으로 불린다.
그는 2017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승진해 5년간 삼성ENG를 이끌었고, 이달 7일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 재판 후 3년여 만에 이뤄진 대규모 인사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수장에 오름으로써 '이재용 체제' 선봉장으로 발탁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최 부회장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수주 뱃고동을 울렸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내년 수주 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해양플랜트 1기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해양플랜트 수주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계약 규모만 1조9611억원(약 15억달러)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의 30%에 가까운 매출고를 단번에 올린 것이다. 최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기대감도 단번에 끌어올렸다.
이는 5년 전 삼성엔지니어링 상황과 오버랩된다. 최 부회장은 2017년 12월 삼성엔지니어링 수령탑에 오르자마자 해외 수주물량을 싹쓸이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1월 한 달만에 연간 해외수주실적의 60% 규모의 수주를 따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내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압박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내년 매출고를 올려두고 새해를 맞이하게 돼 한시름 덜게 됐다. 향후 해양 일감을 확보하는 데도 여유가 생겼다는 반응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최 부회장 인선에 "끊임없는 혁신 활동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경영해 온 최 사장이 삼성중공업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이달 이탈리아 전문 시추선사 사이펨에 드릴십 1척을 매각에 성공해 경영부담도 다소 해소하게 됐다. 나머지 매각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유동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순조롭게 출항한 삼성중공업의 흑자 전환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적학적 갈등도 삼성중공업에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연가스와 유전개발 수요 등이 늘면서 해양플랜트와 드릴십 수요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연간 수주목표(88억달러)를 초과달성한 데 이어, 내년에도 수주 가속페달을 밟으면 무난히 흑자 전환에 도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