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핵심 사업자로 부상
해저케이블·HVDC 변압기 수주 성과 잇따라
초전도 전력망 실증으로 차세대 기술 선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부가 전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저케이블과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변환설비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LS그룹은 국내외 시공 경험을 앞세워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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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그룹 회장 [사진=LS] |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재생에너지 발전지와 수도권 수요지를 잇는 HVDC 구축 사업이다. 호남과 충청 등 서해안 지역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는 풍력·태양광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1단계로 서해안 구간을 완공하고, 2040년까지 남해안과 동해안을 연결해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국 송전망을 30% 이상 확충하고, 장거리 송전 효율성과 전력 계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생산과 포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턴키(일괄공급) 방식을 앞세워 국내외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LS는 제주~전남 구간 HVDC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을 가진 국내 유일 기업으로, 세계적으로도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여섯 곳 가운데 하나다. HVDC는 기존 교류 대비 손실이 적고, 최대 세 배의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할 수 있어 AI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 해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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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선 [사진=LS] |
LS전선은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케이블 공장 5동을 준공하며 HVDC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충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HVDC 설비를 갖춘 LS전선은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와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공급 계약을 따냈다. 해송해상풍력은 1GW급 규모로 국내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LS는 이를 발판 삼아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시장 성과도 가시적이다. LS마린솔루션은 대만전력청이 발주한 294.5MW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1580만 달러 규모의 해저케이블 시공 계약을 따내며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에 진출했다. 이어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와 초대형 HVDC 포설선 건조 계약을 맺고, 세계 5위권 규모의 최신 선박 건조에 착수했다. 신규 포설선은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설치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며, LS는 이를 앞세워 유럽·북미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HVDC 변환용 변압기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생산기지로, 동해안-수도권 HVDC 프로젝트에 이어 한국전력 발주 '500kV 동해안-동서울 HVDC 변환설비' 2단계 사업에서 변압기 40대를 수주하며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용량인 전압형 500MW급 변압기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는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신부평 HVDC 변환소에 적용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또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부산사업장 2생산동을 증설 중이다. 준공 시 연간 6000억 원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해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에 필요한 변압기 전량 공급도 가능하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 GE버노바와 협력해 HVDC 밸브 기술 내재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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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한국전력과 함께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10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열린 업무 협약식에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구본규 LS전선 대표(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S] |
LS그룹은 한국전력과 함께 차세대 기술인 초전도 전력망 실증에도 착수했다.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을, LS일렉트릭은 초전도 전류제한기와 전력 기자재를 공급한다. 초전도 전력망은 기존 대형 변전소를 소형화해 도심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의 혁신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LS그룹 관계자는 "LS그룹의 송전-변전-배전에 이르는 전력 인프라 기술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라며 "전력망 전 영역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물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