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염상섭·현진건·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개막
'25 개관 예정 한국국립문학 소장품 특별전
전시는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6일까지 무료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한국문학관의 전시를 미리볼 수 있는 특별전이 청와대 춘추관에 마련됐다. 2025년 서울 은평구에 국립한국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국민에게 청와대를 개방한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전시는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특별전 '이상·염상섭·현진건·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에는 한국문학관의 노력과 성취가 축적으로 담겨있다"며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을 지키고 넓히고 미래를 향해 큰 힘을 제시하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이번 전시로 자랑스러운 근현대 작가들의 채취를 마음껏 즐기고 관람하는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춥고 거친 이 시대에 희망과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며 "또한, 전시가 창작혼을 일깨우는 반딧불같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기자단 사전 투어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민 품속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격조 있는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실현하기 위한 두 번째 행사(프로젝트)다. 청와대 인근, 북악산과 인왕산, 경복궁과 서촌 일대는 자연과 도시가 맞닿아 예술적인 풍취가 가득한 공간으로 예로부터 예술의 주요 배경이었으며, 많은 문인들이 활동한 근거지였다. 당시 활동한 근현대 대표 문인인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또한 이곳에서 그들의 대표작을 남겼고, 그들이 고뇌했던 시간, 시대의 아픔, 사랑과 우정의 흔적과 예술가의 숨결을 이번 특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2022.12.21 pangbin@newspim.com |
전시는 한국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상과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의 대표작과 자료를 담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한국 문학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소설가 2명에 시인 2명을 선정했고 문학 장르도 고려했다. 리얼리즘 작가로 염상섭과 현진건, 순수 서정시에 윤동주, 모더니즘 시인 이상이다.
이들은 서촌 지역에 거주한 대표 문인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권철호 국립한국문학관 전시운영기획부장은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한국 문학도 다시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서촌 지역은 주민 계층이 살던 곳으로 서촌 지역에 있던 대표 문인 네분을 이번 전시에 소개한다"고 언급했다.
서울 중인 계층의 집촌인 체부동에서 태어난 염상섭 작가는 '서울 중산층 의식'을 작품 세계에도 고스란히 투영했는데 이를 볼 수 있는 대표 작품이 '삼대'와 '무화가'다. 집안의 재물에 따라 대가족의 구성과 해체를 그린 '삼대'는 식민지 시대의 사회 현실의 변화와 중산층의 몰락을 그려냈다. 날카로운 사회의식 때문에 식민지 시기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수 없어 1947, 1948년 출간된 '삼대' 상, 하권이 전세돼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염삼성의 또 다른 대표작인 '만세전'의 신생활판과 고려공사판, 수선사판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기자단 사전 투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2.21 pangbin@newspim.com |
또 한국 여성 최초의 서양유화 화가이자 문인인 나혜석과 교류한 자료들도 볼 수 있다. 나혜석을 모델로 한 소설 '해바라기'와 나혜석이 표지 삽화를 그린 염상섭의 초기 단편 '표본실의 청개구리' '제야' '임야' 등이 수록된 두 번째 소설집 '견우화' 등도 볼 수 있다. 또 사망한 나혜석의 부음을 듣고 그와의 우정을 회고체로 쓴 소설 '신천지 9권 1호'도 전시된다.
빙허 현진건은 대구 출신이지만 서울 관훈동으로 옮겨 동아일보 기자생활을 하다 동아일보에서 송기정 일장기 말소사건 이후 퇴직하고 부암동으로 이사했다. 그러면서 양계장을 열었고 문학에 대한 열정도 놓지 않으며 역사 소설을 집필했다. 조선의 정신과 혼을 지키기 위한 작품을 썼는데, 대표작이 석가탑 설화를 모티브로 한 '무영탑'이다. 백제유민이 신라와 당나라에 의해 사라지게 된 다음 자신의 예술혼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무영탑'은 작가의 자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1939년 9월 박문서관에서 펴낸 '무영탑'이 전시돼 있으며 이는 고(故)하동호 교수가 문학관에 기증한 자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기자단 사전 투어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민 품속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격조 있는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실현하기 위한 두 번째 행사(프로젝트)다. 청와대 인근, 북악산과 인왕산, 경복궁과 서촌 일대는 자연과 도시가 맞닿아 예술적인 풍취가 가득한 공간으로 예로부터 예술의 주요 배경이었으며, 많은 문인들이 활동한 근거지였다. 당시 활동한 근현대 대표 문인인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또한 이곳에서 그들의 대표작을 남겼고, 그들이 고뇌했던 시간, 시대의 아픔, 사랑과 우정의 흔적과 예술가의 숨결을 이번 특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2022.12.21 pangbin@newspim.com |
근대를 초월한 한국의 최고 전위예술가이자 모더니스트인 이상(본명 김해경)의 작품 세계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백부 김연필의 양자가 되면서 23세까지 통인동에 살았고 그 동안 여러 작품을 펴냈다. 아내에게 기생해 살명서 유아적으로 퇴행한 지식인 청년 '나'가 자아각성에 이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 '날개' 등 전위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이상의 삽화 작업 결과물도 전시에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상은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그의 작품 '날개'의 삽화도 직접 그렸다.
문학관의 대표 유물을 꼽자면 이상이 직접 자신의 친구인 김기림을 위해 장정한 '기상도'다. 권철호 국립한국문학관 전시운영기획부장은 "이상을 모더니스트 작가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상당히 훌륭한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피스트"라며 "이번 전시에는 이상이 당시 친구인 김기림을 위해 직접 장정한 기상도가 공개된다. 기상도는 당시 김기림이 자가본으로 만든 희귀 자료"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기자단 사전 투어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민 품속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격조 있는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실현하기 위한 두 번째 행사(프로젝트)다. 청와대 인근, 북악산과 인왕산, 경복궁과 서촌 일대는 자연과 도시가 맞닿아 예술적인 풍취가 가득한 공간으로 예로부터 예술의 주요 배경이었으며, 많은 문인들이 활동한 근거지였다. 당시 활동한 근현대 대표 문인인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또한 이곳에서 그들의 대표작을 남겼고, 그들이 고뇌했던 시간, 시대의 아픔, 사랑과 우정의 흔적과 예술가의 숨결을 이번 특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2022.12.21 pangbin@newspim.com |
권철호 부장은 이상을 삽화가로 주목하고 싶었다며 영상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권 부장은 "이상은 친구인 소설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삽화를 30회 그렸는데 이때는 '하융'이라는 필명을 썼다"고 첨언했다.
시인 이상과 시인 김소운, 소설가 박태원이 찍은 원본 사진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는 '아동세계'를 발행할 때 함께 찍은 사진으로 김소운 작가의 유족이 이 사진을 기증하면서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됐다. 권 부장은 "이미지로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실제 원화가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 일 것"이라고 거듭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상, 박태원, 김소운이 함께 찍은 사진 원화가 '이상·염상섭·현진건·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에 최초 공개된다. 2022.12.21 89hklee@newspim.com |
마지막으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윤동주는 연희전문대학교(현 연세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누상동 9번지에서 하숙하며 서촌생활을 했다. 당시 하숙집 주인은 소설가이자 희곡자인 김송이었다. 김송 역시 민족문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편찬한 순수 문예지 '백민(白民)'을 출판하며 한국 문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연희전문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윤동주는 시 열여덟 편을 수록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손수 집필해 출간하고 싶었으나 스승인 이앙하가 이 시집을 발표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1948년 발표했다. 1948년 정음사에서 발행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시'의 초반, 중보판, 새문고판을 볼 수 있다.
또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정지용, 백석과 인연을 전시에서 찾을 수 있다. 윤동주는 '향수'와 '백록담'으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을 사랑했다. 정지용도 윤동주가 죽은 이후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추천사를 써주기도 할 만큼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윤동주의 백석을 향한 애정도 유명하다. 백석의 '사슴'이 한정판 100부로 출판돼 구하기가 어렵자 윤동주는 직접 필사하고 장정을 꾸몄다. 이 원고는 윤동주기념관에 있다. 백석의 한정판 '사슴'은 국립한국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기자단 사전 투어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민 품속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격조 있는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실현하기 위한 두 번째 행사(프로젝트)다. 청와대 인근, 북악산과 인왕산, 경복궁과 서촌 일대는 자연과 도시가 맞닿아 예술적인 풍취가 가득한 공간으로 예로부터 예술의 주요 배경이었으며, 많은 문인들이 활동한 근거지였다. 당시 활동한 근현대 대표 문인인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또한 이곳에서 그들의 대표작을 남겼고, 그들이 고뇌했던 시간, 시대의 아픔, 사랑과 우정의 흔적과 예술가의 숨결을 이번 특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2022.12.21 pangbin@newspim.com |
전시장 한켠에는 장승효 미디어 아티스트와 이준완, 윤건하, 홍석진 디자이너가 제작한 미디어아트 시리즈 'LONG LIVE THE WRITER'의 '윤동주'와 '이상'이 전시돼 있다. 작가의 초상을 페인팅 원화해 미디어아트화한 작품이다. 또 직접 문학 엽서를 만들고 손글씨를 써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준비돼 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특별전인 만큼 전시의 장소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전시에 도움을 준 권형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청와대란 공간이 개방되면서 거기에 이 지역에 살았던 문인들의 활동상을 그대로 담은 전시를 하게 됐다는 것은 이 본관 자체가 역사적인 과거로 고정되는게 아니라 늘 살아있는 문학의 정신으로 활기를 갖게될 것이라는 생각도 갖게된다"고 기대했다.
또 이 전시를 준비한 권철호 국립한국문학관 전시운영기획부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시를 개최한 소감에 대해 "뜻깊었다. 청와대가 국민에게 공개됐는데, 국립한국문학관이 개관을 앞두고 전시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기자단 사전 투어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민 품속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격조 있는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실현하기 위한 두 번째 행사(프로젝트)다. 청와대 인근, 북악산과 인왕산, 경복궁과 서촌 일대는 자연과 도시가 맞닿아 예술적인 풍취가 가득한 공간으로 예로부터 예술의 주요 배경이었으며, 많은 문인들이 활동한 근거지였다. 당시 활동한 근현대 대표 문인인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또한 이곳에서 그들의 대표작을 남겼고, 그들이 고뇌했던 시간, 시대의 아픔, 사랑과 우정의 흔적과 예술가의 숨결을 이번 특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2022.12.21 pangbin@newspim.com |
이어 전시장으로서의 의미에 대해서는 "춘추관 전시는 장애예술인 특별전에 이어 저희가 두번쨰로 하게됐는데, 2층에 마련된 전시실이라 올라오기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전시 공간으로 가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전시는 지난 8월31일부터 9월19일까지 장애예술인들의 작품을 전시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이후 문체부가 청와대를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실현하기 위한 두 번째 행사다. 윤석열 정부의 문체부는 청와대를 문화 콘텐츠로 채워야 하는 임무를 받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활용을 놓고 논란이 있는가운데, 업무 초기인 현재는 정부 정책을 보여주는 행사로 채워지는 분위기다. 장애예술인 특별전은 윤석열 정부의 '약자 프렌들리' 국정철학을 반영하고 있고, 이번 문학전시는 2025년 설립 예정인 국립문학관을 홍보하는 자리로 비칠 수 있다. 추후 문체부의 청와대 활용방안은 지켜봐야할 일이다.
춘추관 문학 특별전시는 22일부터 내년 1월16일까지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휴관일인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