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의 불굴의 의지로 16강 진출을 이뤘다. 국민들은 환호했고 모두들 '수고했다'라는 말들을 던졌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주장 손흥민 선수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12.08 photo@newspim.com |
윤석열 대통령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커다란 울림"이라며 손흥민 등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난 8일 초청, 만찬을 함께했다. 이후 12일 경제 5단체장 등과 가진 비공개 만찬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관련 "고생은 선수들이 했는데 왜 축구협회가 배당금을 더 많이 가져가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2022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포상금과 아시아 최종예선 통과 이후 기여도에 따라 1인당 최소 2억1000만원에서 최대 2억70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정몽규 회장이 20억원을 기부, 선수들은 추가로 약 7000여만원씩을 더 수령한다. 이로써 선수 1인당 포상금은 개인당 최소 2억8000만원에서 최대 총 3억4000만원까지 조금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국제축구연맹(FIFA) 배당금이 대한축구협 포상금으로 고스란히 쓰인다'는 사실이다. 또 생색내기에도 모자라 FIFA로부터 받은 1300만달러(약 170억원)의 배당금 중 절반쯤만 선수들에게 포상금 명목으로 쓰인다.
이 때문이지 한국 축구대표팀 만찬엔 정몽규 회장은 초대받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포상금에 대해 지적한 날 정 회장은 20억원을 기부했다. 정 회장의 출연을 빼면 사실상 대한축구협 명목의 포상금은 하나도 없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FIFA로부터 지급 받은 170억원을 모두에게 지급하는 게 맞다'는 뜻이다. 태극전사들이 16강을 위해 애써온 땀방울 등을 축구협 운영비에 쓰이는 행태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땐 FIFA로부터 받은 월드컵 배당금을 대표팀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의 포상금으로 전액 썼다. 당시 축구협은 월드컵 이후 23명 선수 개인별로 3억원씩 69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했고, 6명의 코칭스태프까지 합쳐 총 80억원 이상을 썼다.
2010년부터 '포상금 전액 지급'이 '부분 지급'으로 변경됐다. 대한축구협은 포상금 지급 규정을 만들어 원정 첫 16강을 이룬 2010 남아공월드컵 허정무호에게 포상금은 42억5000만원을 차등 지급했다. 1인당 최고 1억7000만원선이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합류를 위해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하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2.12.13 mironj19@newspim.com |
대한축구협회는 이미 FIFA로부터 받았던 배당금으로 지난 1999년 사옥을 지었다.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과 광고판엔 각종 기업광고가 줄을 잇는다. FIFA 배당금의 절반 가량이나 대표팀 운영비로 써야 하는 지 의문이 달린다.
이 대목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놓는 벤투의 한달 전 발언은 울림을 준다. 벤투는 "한국은 오로지 돈, 스폰서를 중요시하고 대표팀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만 그만큼 올바른 방식으로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헌신'엔 '희생'이 따른다. 하지만 희생엔 합리적 수준의 보상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도 '공정의 경제'를 생각해야 할때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