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저시력자 대상 스마트폰 카메라 이용 정보 제공 서비스
국내 이용자 3000명 수준으로 낮아...이용자 확대 기대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박제 판다를 들고 있는 손처럼 보입니다".
'설리번플러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AI 모드'를 선택한 뒤 판다 인형을 들고 사진을 찍어봤다. 조금 인위적이지만 친절한 AI가 사진을 자세히 묘사해줬다.
설리번플러스 앱 실행 화면.[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2.11.23 catchmin@newspim.com |
소셜 벤처 '투아트'가 개발하고 SK텔레콤이 음성 AI 'NUGU'를 적용한 시각장애인 안내 서비스 설리번플러스를 사용해 봤다. 투아트에서 만들어둔 기존 설리번플러스에선 음성지원이 어려웠다. SK텔레콤은 이 부분을 인식하고 음성합성기술을 적용했다.
작은 판다 인형을 들고 AI 모드를 실행했다. AI 모드를 켜두고 사진을 촬영하면 문자인식, 얼굴인식, 이미지 묘사 중 가장 적합한 모드를 적용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판다를 든 손을 보고는 AI가 '이미지 묘사' 코너로 이동해 "박제 판다를 들고 있는 손처럼 보입니다"라고 설명해 줬다.
판다 인형을 인형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아쉬운 점은 있지만, 인형의 종류까지 '판다'로 인식했다는 정확도는 꽤나 놀라웠다. 물체를 인식하고 상황 자체를 묘사하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리번플러스 앱에서 문자인식 기능을 이용해봤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2.11.23 catchmin@newspim.com |
설리번플러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 중 문자인식 기능을 이용해 화장품 설명란을 촬영해 봤다. 원통형 용기의 뒷면에 있는 작은 글씨지만 하나도 놓치지 않고 AI가 음성으로 설명서를 읽어줬는데, 눈을 감고 들어봐도 이해가 될 정도로 정확해 편리했다.
문자 인식 기능은 정확도가 높아 특히 긴 문장을 읽을 때 도움이 된다고 회사는 설명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라면 스마트폰을 터치해 메뉴를 찾을 필요도 없다. '아리아'를 호출하고 "아리아, 문자 읽어 줘"와 같이 원하는 기능을 대화 형식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설리번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이에 대해 더 많은 중도 시각장애인들이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자 스캔 기능은 짧은 단어를 인식할 때 도움이 된다. 초콜릿 포장지를 들어 인식하니 짧은 시간 내에 제품 이름만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얼굴 인식 기능도 유용했다. 얼굴 인식 기능은 사람을 인식하고 나이와 성별, 표정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기자가 '셀카 모드'로 전환해 뚱한 표정을 짓자 설리번플러스에선 AI가 등장해 "23세가량의 여성이 무심하게 있습니다"라고 말해줬다. 나이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어렵지만 성별과 표정을 정확히 묘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설리번플러스 앱에서 이미지 묘사와 색상 인식 기능을 이용해봤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2.11.23 catchmin@newspim.com |
색상 인식도 정확했다. 가진 물건 중 가장 표현하기 어려워 보이는 파스텔톤 색상의 화장품을 들고 색상 인식 버튼을 눌렀는데, '회녹색'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했다. 보지 않아도 색상 유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묘사다.
한편 설리번플러스는 지난 3월 세계적 권위의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SMA Global Mobile Awards, 이하 GLOMO) 2022'에서 '설리번플러스 x NUGU'로 수상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최근엔 '설리번 A'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했다.
설리번A는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사전에 학습한 인공지능이 시각 장애인에게 문서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요약해 주고, 명함을 인식해 이메일을 보내거나 통화를 연결해 주는 시각 장애인 업무용 앱 서비스다.
설리번플러스로 문자 인식 등 AI 서비스의 높은 정확도를 확인해 보니, 설리번 A 역시 시각장애인의 일상 생활을 돕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현재 설리번플러스의 국내 이용자는 3000명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설리번플러스와 설리번 A가 정확도와 접근성을 좀 더 높여 이용자 확대에 성공한다면, 더 많은 시각장애인의 삶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