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비중 높은 LG전자, 인플레이션 직격탄
"4분기도 부진한 실적 이어갈 듯"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3분기 실적을 거뒀다.
TV 사업은 하반기 성수기 효과를 맛보지도 못하고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폭을 키웠고, 가전 사업 역시 이익 규모가 전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LG전자는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던 거시적인 이슈들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전망도 밝지 않다.
◆가전·TV 성수기 효과 없었던 3분기, TV 적자폭 확대
28일 LG전자는 3분기 매출액 21조1768억원, 영업이익 74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1%, 영업이익은 25.1% 증가한 수준이다. 단, 작년 3분기 GM배터리 리콜 문제 충당금 4800억원을 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전장사업을 하고 있는 VS 사업본부를 제외하고 가전 TV, B2B 등 세 개 사업부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LG전자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H&A 사업본부 영업이익은 2021년 3분기 5016억원에서 올해 3분기 2283억원으로 54.5%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감이 팽배해지며 고가 소비재에 대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기 여건은 HE 사업본부에 더욱 큰 타격을 줬다. 작년 3분기 20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HE 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54억원을 기록했다.
심상보 LG전자 IR 담당 상무는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심화되고 있는 상태에 소비자 심리가 둔화됐다"면서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Q 마케팅 비용으로 수익성 개선 제한적"
LG전자 상반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은 3분기 들어 개선되긴 했다. 하지만 개선된 수준이 3분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 했다.
김이권 H&A 경영관리담당(상무)는 "원자재 가격은 전년에 비해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라며 "물류비도 장기 선박 계약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당사의 특성상 연말 재계약 시점까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통상 가전과 TV 시장은 하반기 스포츠 이벤트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영향으로 성수기에 진입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성수기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고, LG전자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김 상무는 "3분기 수요 둔화 추세로 성수기임에도 매출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4분기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투입이 증가할 경우 수익성 개선 또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전 쪽은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으로 계속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TV 시장은 제품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 지위를 강화해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사업 포트폴리오가 전부 IT세트 부분이고, 소비재 비중이 높다보니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4분기는 월드컵 효과로 TV 수요가 확대될 순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거시 환경 악화 영향으로 부진한 숫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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