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당국, "갱도 환경 열악·시간당 1m 확보 어려워...최대 사흘 걸릴 듯"
고립작업자 가족들 "젊고 많은 구조요원·전문가 충원해달라"
[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봉화의 아연광산 갱도 붕괴사고 발생 사흘째인 29일, 소방당국이 실종자 구조를 위한 갱도 내 진입로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열악한 갱도 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사고 현장으로 추정되는 제1수갱 3편 갱도까지 전체 130m 중 27~28m 가량의 진입로가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전 6시30분,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전리 소재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소방 등 구조당국이 구조작업을 서두르고 있다.[사진=경북소방본부] 2022.10.28 nulcheon@newspim.com |
현재 작업속도를 감안하면 시간당 1m 가량 접근도 용이하지 않아 사고지점까지 도달하려면 최대 사흘은 걸릴 것이라는 게 현장 구조당국의 진단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진입로 확보를 위해 폐갱도인 제2수갱(수직갱도) 지하에서 수평으로 약 27∼28m 지점까지 암석과 토사 등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김윤현 봉화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지하 지반이 연약해 지지대 설치·보강과 레일 설치 방식으로 진입로 확보작업을 하고 있다"며 "1시간에 1m도 채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확보한 진입로의 붕괴 우려에 따라 지지대 등 안전장치를 병행하고 있어 통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29일 오전 9시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전리 소재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있은 브리핑.[사진=경북소방본부] 2022.10.28 nulcheon@newspim.com |
소방 등 구조당국은 구조를 위한 진입로 확보를 위해 전날부터 구조 인력 11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해 사고가 난 갱도 뒤쪽에서 새 진입로를 뚫는 방식으로 현장 진입에 주력하고 있다.
직접적인 진입로 확보 작업에는 4개조 28명이 투입돼 진행하고 있다.
브리핑이 진행되는 도중에 고립 작업자의 가족들은 "적극적인 구조작업을 왜 하지 않고 있냐"며 "현장에 더 젊고 많은 구조 요원과 전문가들을 충원해달라"고 구조당국에 요청했다.
가족들은 또 "기존 사고도 있었다. 근본적인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9일 오전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전리 소재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의 유관기관 상황판단회의.[사진=경북소방본부] 2022.10.28 nulcheon@newspim.com |
앞서 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6시쯤 해당 아연 채굴 광산의 제1수갱 하부 46m 지점에서 '뻘'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당시 사고 관련 봉화군은 '붕괴사고 동향보고'를 통해 "전날(26일) 오후 6시쯤 제1수갱 하부 46m 지점의 갱도에서 뻘이 갑자기 밀려 들어와 수직갱도로 쏟아지면서 하부갱도에 차여 올라와 제1수갱으로부터 260m 지점에서 갱도 굴진 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이 갱도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매몰사고 요인으로 '갑작스레 쏟아진 뻘'이 지목된 셈이다.
당시 문제의 광산 갱도에는 7명의 작업자가 굴진과 갱도 레일작업 등을 하고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사고가 나자 지하 30m 지점서 작업하던 인부 2명은 작업 중 이상 징후를 느껴 같은 날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하 90m 지점에서 작업하던 3명은 갱도에 갇혔으나 사고를 인지한 광업소 측의 자체 구조로 전날 오후 11시쯤 무사히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하 제1수갱 260m(제2수갱 450m) 지점에서 작업을 하던 A(62)씨와 B(56)씨는 갱도에 갇힌 채 연락이 끊긴 후 이날 현재까지 40시간째 두절된 상태이다.
산업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구조 작업 완료 후 광산안전법에 따라 광산 내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월29일 해당 광산 제1수갱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