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제로 코로나에 4분기 성장률 둔화할 것"
내부 "경기 부양 조치에 최대 5% 내외 달할 것"
단, 내부 기관 데이터 신뢰도에는 '의문'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화하자마자 중국 경제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반(反) 시장적인 사회주의 경제 체제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당장 4분기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5.5% 내외'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만 1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 상황. 중국 내부에서는 4분기 경제가 더욱 반등하면서 성장률이 최대 5%에 달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바라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올해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 "제로 코로나에 성장세 둔화"
2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로이터 보도를 인용, 중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로 코로나가 여전히 경제활동을 짓누르면서 그 여파가 4분기 성장률에 반영, 성장세 둔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로이터가 인용한 항공추적사이트 베리플라이트(VariFlight) 자료에 따르면 이달 18~24일 일주일간의 예약 항공편 대비 취소율은 68.33%로 전주의 67.14%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인용, 이달 23일 기준 중국 모바일 사용자 현황을 나타내는 수치가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의 27.5%보다 2%p 줄어든 것이다.
항공편 취소가 증가하고 모바일 사용자가 감소한 것은 제로 코로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중국은 대중에 대한 핵산(PCR) 검사를 강화하고 관광객에 대한 통제 수준을 높여 여행 의욕을 꺾었다"며 "해외 및 다른 지방의 화물 검사도 강화돼 화물 인도가 수 일에서 수 주 동안 지연되고 있다"고 짚었다.
봉쇄와 이동 제한이 핵심 내용인 제로 코로나 정책은 수출,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항구협회 자료에 따르면 이달 1~10일 8개 주요 항구의 컨테이터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10일의 4.4%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이달 21일 기준 도로 화물 운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전주의 23.7%보다 3%p 가량 벌어진 것이다.
중국 소비 대목으로 꼽히는 국경절 연휴 기간(10월 1~7일)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8.2%, 관광업 매출은 262.5% 줄어들었다고 중국 문화여유부 등은 밝혔다.
◆ "부양조치에 성장폭 커질 것"
외부 관측과 달리 중국 내부에서는 4분기 성장률에 기대감을 거는 분위기가 크다. 2분기 바닥을 찍은 뒤 3분기에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경기 부양 조치에 힘입은 결과라면서, 이 같은 회복세가 더욱 본격화하며 4분기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신(中信)증권은 "수출 및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부동산 투자가 부진한 데 더해 방역 조치 부담이 여전히 상당하지만 4분기 부양 조치가 추가적으로 나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4.6% 내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中國)은행연구원 역시 "경기 안정 조치에 힘입어 내수가 살아나고 인프라 투자 가속화가 제조업 및 부동산 투자 부진에 따른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라며 4분기 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내부 기관 중 가장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톈펑(天風)증권이다. 유효 수요가 부족하고 부동산 투자가 미미하다는 점에서는 4분기 3.0%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수 있지만 인프라 투자가 4분기 경기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점, 제조업 투자 감소폭이 축소할 것이라는 점, 정부가 추가 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4분기에 3% 내외, 올해 전체로도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 낙관적 전망이 주류를 이루는 데는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이 글로벌 금융기관의 경제 전망 보고서까지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 가운데 중국 내부 기관들은 정부 눈치를 더욱 볼 수 밖에 없다.
미 월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경제 관련 수치를 확보하거나 비판적 견해를 듣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 대회를 앞두고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금융기관에 경제 전망을 포함해 민감한 주제에 대한 견해 표명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도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베이커(貝殼)연구원은 지난 8월 정기간행물을 통해 28개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 공실률이 미국·영국보다 높은 12.1%라고 발표했으나 며칠 뒤 이를 취소하고 조사 방법 상의 오류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18일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 돌연 발표 일정을 연기했다. 연기 사유나 추후 일정은 공지 않다가 당 대회가 폐막하고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까지 끝난 뒤인 24일 경제 지표를 발표했다.
경기지표 발표 연기를 두고 블룸버그는 "전례가 없는 이번 일로 중국 경제 통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