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자폭(카미카제) 드론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여러분들은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시내에서 이란제 자폭 드론 공격이 있었던 것을 모두 보았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란은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의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과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테헤란 당국은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을 늘리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 이란의 무기 거리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로 응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는 이란에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인가?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이와관련한 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이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3자 제재가 적용되면 "전세계에서 드론이나 탄도 미사일과 관련한 물자를 이란에 판매하거나, 이란과 러시아 무기 전달에 관련된 자들은 누구라도 제재를 받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가 이란이 제공한 다수의 자폭 드론을 이용해 공습을 가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에서 8명의 민간인 숨졌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은 이른 아침 출근 시간대에 집중해 이뤄졌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임신 6개월의 젊은 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과 주택 등 민간 시설 피해도 컸다면서 "이같은 일들은 모두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까지는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이어졌지만, 이날부터는 키이우 시민들이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직접 알 수 있는 자폭 드론이 주요 시설들을 공격하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서구의 전문가들은 모스크바 당국이 우크라이나를 타격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재고가 최근 급격히 줄어들자 지난 8월 이란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자폭 드론에 의존해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관련,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란 역시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살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테헤란 당국은 러시아에 드론을 비롯한 무기를 판매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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