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자폭 드론 공격으로 키이우 등 공습
민간인 8명 사망...젊은 임산부도 포함
추운 겨울 겨냥해 우크라 전력망 마비 노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겨냥한 자폭(가미카제) 드론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최근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지자 이란에서 수입한 자폭 드론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시설을 노리며 동계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다수의 자폭 드론 공격 등으로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에서 8명의 민간인 숨졌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은 이날 이른 아침 출근 시간대에 집중해 이뤄졌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임신 6개월의 젊은 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과 주택 등 민간 시설 피해도 컸다면서 "이같은 일들은 모두 테러 행위"라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까지는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이어졌지만, 이날부터는 키이우 시민들이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직접 알 수 있는 자폭 드론이 주요 시설들을 공격하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서구의 전문가들은 모스크바 당국이 우크라이나를 타격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재고가 최근 급격히 줄어들자 지난 8월 이란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자폭 드론에 의존해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소방대원들이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을 받은 민간 거주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는 이밖에 러시아가 추운 겨울을 앞두고 공습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집중 파괴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의 상황을 바꿀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더 힐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회사는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최근 중부와 북부 지역을 집중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은 발전소와 송전 시설 등 전력 관련 시설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북부 수미주에서는 이날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4명이 숨졌다. 중부 드니프로테트로우스크주에서도 전력 시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돼, 인근 수백개 마을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서도 우크라이나의 현장 운영 책임자들을 추방, 이를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운영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로 공급되는 전력망을 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관련,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교묘하게 시민들을 살해하고, 주택과 기반시설들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적이 우리 도시를 공격할 수 있어도, 우리를 무너뜨리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민간인을 위협하려고 주요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전선을 시체로 뒤덮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 등 국제기구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