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애플도 '킹달러'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공포를 피해 가지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이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를 이유로 신형 아이폰14 시리즈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서 아이폰 14 시리즈와 애플워치, 에어팟 프로2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사진=애플] |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협력업체들에 하반기 아이폰14 제품군을 최대 600만대까지 추가 생산한다는 당초 계획에서 손을 떼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애플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하반기 생산량(약 9000만대)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애플이 증산 계획을 철회한 데에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각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위축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5% 줄어든 12억7000만대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소비가 위축된 점이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아이폰14 판매량이 출시 직후 3일 동안 중국 내 판매량은 98만7000대로, 전작인 아이폰13보다 11%나 적었다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강달러 역시 아이폰14를 비롯한 애플의 제품들에 대한 수요 둔화를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 초강세와 여타 주요국 통화의 상대적 약세가 이어지며 미국 외 시장에서 애플 제품의 가격이 10~20% 가까이 오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해외 소비자들이 애플 제품 구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빌라 포팔 IDC 리서치디렉터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공급망 차질은 완화되고 있지만 수요가 위축되면서 업계가 수요 제약 시장으로 전환했다"며 "높은 재고와 즉각적인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저조한 수요로 인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올해 수주량을 대폭 줄이고 패닉에 빠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발표에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4% 가까이 밀리고 있다. 아이폰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주가도 2% 넘게 하락 중이다.
애플의 증산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던 대만 반도체와 폭스콘 등 협력업체 주가도 이날 아시아 장에서 2~3%대 낙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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